캐러밴, 멕시코 남부 근접…차기정부 외교장관 내정자 "트럼프 엄포에 안 놀라"
멕시코가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 중인 수천 명의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입국과 관련, 유엔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멕시코 내무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멕시코 남부 국경으로 몰려드는 중미 출신 캐러밴의 난민 지위 신청과 입국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밀레니오 TV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캐러밴은 폭력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을 이용, 미국 남부 국경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 이주자들의 행렬을 뜻한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도움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비데가라이 장관은 "멕시코 정부로선 우선 모든 이주민의 인권과 기본적인 존엄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논리적이며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정부와도 캐러밴 참가자들의 난민 자격 심사를 협의할 방침이다.

멕시코 당국은 주요 국경 검문소에 전투경찰을 대거 배치해 무단 월경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여러 글을 올려 멕시코와의 남쪽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을 차단하기 위해 병력을 동원하고 국경을 차단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오는 12월 출범하는 멕시코 차기 정부의 외교 수장은 트럼프의 엄포를 평가절하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항상 그랬듯이 하나다"라면서 "그의 트위터를 보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3천 명을 웃도는 캐러밴은 전날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부터 이동을 재개, 과테말라와 접한 멕시코 남부 국경에 거의 근접했다.

캐러밴은 이동 초기와 달리 흩어져 도보로 이동하거나 지나가는 차와 버스를 타고 멕시코 남부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

멕시코나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캐러밴은 지난 12일 온두라스 북부 산 페드로 술라 시를 출발했다.

초기에 온두라스인 중심이었던 캐러밴 이동 소식을 접한 엘살바도르인 등이 속속 합류하면서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