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20일은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소리 없는 뼈 도둑’으로 불리는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강조하려고 마련됐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쉽게 부러지는 질환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환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골다공증 증상과 합병증, 진단 및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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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뼈는 매년 서서히 약해져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줄고 뼈의 미세한 구조가 나빠지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가도 뼈가 부러질 위험이 있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몸속 호르몬 변화로 생긴다. 호르몬 영향으로 칼슘·비타민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운동량이 줄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40세가 지나면 뼈는 매년 0.5~1% 약해진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생겼다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기 때문에 미리 골밀도 검사를 하고 치료해야 한다.

폐경을 맞은 여성은 골다공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폐경이 지나면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진다.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기에 골절 부상을 당한 여성의 83% 정도는 골감소증, 골다공증이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대퇴부 골절은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65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이라는 보고가 있다. 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센터 교수는 “골절 발생 전에는 골다공증을 스스로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골다공증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고령, 저체중은 골다공증 위험인자로 꼽힌다. 이전에 골절 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가족 중 대퇴골절 환자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거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역시 골다공증 위험이 비교적 높다.

골밀도 검사로 진단

뼈의 강도는 양과 질로 결정되는데 뼈의 질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뼈의 양인 골밀도를 보고 골다공증을 진단한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폐경 초기의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된다. 골다공증이 없는 여성도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골절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기 어렵다면 선택적 여성호르몬 수용체 조절제(SERM)를 선택해 치료하기도 한다. 70대 이상 고령 환자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이나 데노수맙 등으로 치료한다.

다만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제는 3~5년 넘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골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데노수맙은 6개월마다 주사를 맞으면 되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 의료진과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도 높다. 박주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김여형 의정부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무릎 관절염이 있으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50세 이상 성인 남녀 6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골다공증과 무릎 관절염은 큰 관련이 없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골밀도가 높아 골다공증 위험이 낮지만 관절이 하중을 많이 받아 관절염 위험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교수팀 연구에서는 무릎 관절염이 심할수록 골밀도가 떨어졌다. 중증 무릎 관절염 환자는 골다공증 유병률이 39.5%로 상당히 높았다. 김 교수는 “체중을 싣는 운동은 뼈의 골밀도를 유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무릎 관절염이 있으면 통증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한다”며 “통증을 조절하고 두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적절한 재활운동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김소영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으면 난청 위험이 1.56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달팽이관을 둘러싼 뼈 구조인 이낭이 분해되기 쉽다. 이는 청력에 영향을 준다. 달팽이관 안에 있는 감각신경세포(내이유모세포)도 영향을 받는다. 내이유모세포는 1만5000여 개의 털로 구성돼 있다. 내이를 채운 림프액이 진동하면 내이유모세포가 움직이고 신경은 이 움직임을 전기적 신호로 인식해 뇌로 전달한다. 소리를 듣는 원리다. 골다공증 환자는 뼈는 물론 내이 림프액에서도 칼슘이 배출돼 내이 림프액의 이온 농도가 바뀐다. 이 때문에 난청이 더 쉽게 생기는 것이다.

우유는 물론 두부 치즈도 칼슘 많은 식품

골다공증의 대표 합병증은 대퇴골절이다. 골다공증으로 대퇴골절이 생긴 환자의 50%는 회복하지 못한다. 1년 안에 사망할 위험도 20%나 된다. 여성이 골다공증 대퇴골절로 사망할 확률은 2.8%로, 유방암 사망률과 같은 수준이다. 자궁내막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률보다 네 배 정도 높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도 흔하다. 약해진 척추뼈가 작은 충격으로 무너지는 것인데 압박골절이 생기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해 자신감 상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다.

신정호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은 생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하지만 치료받는 환자는 40%도 되지 않는다”며 “약물치료를 1년간 유지하는 환자도 25% 정도에 그쳐 중도에 포기하는 환자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그는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는 골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근육량을 높이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이라면 지팡이, 보행기 등 보행 보조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화장실 등에서는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어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뼈만 약해지는 줄 알았더니…골다공증 환자 '돌발성 난청' 주의해야
아직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았다면 예방 생활수칙을 지켜야 한다. 비타민D는 하루 800IU(IU=비타민 효과 측정 단위) 정도 섭취해야 한다. 햇볕에 피부를 노출하는 것은 비타민D 합성에 가장 좋은 습관이다. 칼슘은 매일 800~1000㎎ 정도 섭취해야 한다. 우유, 멸치는 물론 두부, 뱅어포, 치즈 등도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이다. 음식으로 섭취하고 부족한 양은 칼슘제로 보충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담배는 끊고 술도 하루 석 잔 이상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센터 교수, 신정호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