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괴로운 불치병?…완치 희망이 보인다
가을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가려움증이나 따가움을 느끼기도 하죠. 건선 환자들은 가을이 아니더라도 피부 갈라짐, 통증을 겪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하얀 각질과 붉은 반점이 나타나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전염되지 않지만 사회적 편견 때문에 공공장소 출입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건선은 세계 1억25000만 명,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준 17만 명이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환자 수는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학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가 건선 환자의 85%에 이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건선에 걸리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좋아지더라도 재발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학 제제가 출시돼 깨끗한 피부로 완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건선은 경증일 때는 바르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이면 먹는 약 및 광선 치료,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전신 치료를 해야 합니다. 생물학적 제제로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가 쓰이다가 최근 인터루킨(IL) 억제제들이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터루킨은 몸 안에 들어온 세균 및 해로운 물질에 면역계가 맞서 싸우도록 자극하는 단백질로 백혈구에서 생성됩니다.

인터루킨은 종류가 다양한데요. 국내에서 중증 건선 치료제로 쓰이는 인터루킨 억제제는 IL-12/23 억제제, IL-23 억제제, IL-17A 억제제가 있습니다. 각각 억제하는 단백질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효과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약물은 존슨앤드존슨의 IL-12/23 억제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입니다. 이후 IL-17A 억제제인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사진)’와 일라이릴리의 ‘탈츠(익세키주맙)’가 임상에서 우월한 효과를 내세우며 도전장을 던졌죠. 코센틱스는 스텔라라와의 비교임상에서, 일라이릴리는 ‘엔브렐(에타너셉트)’과 비교임상에서 우위를 입증했습니다. 코센틱스는 치료 5년차에도 효과가 장기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건선, 괴로운 불치병?…완치 희망이 보인다
위기의식을 느낀 존슨앤드존슨이 최근 IL-23 억제제인 ‘트렘피어(구셀쿠맙)’를 내놓으면서 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트렘피어는 TNF-α 억제제 ‘휴미라(아달리무맙)’와의 비교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했는데요. 1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네 가지 인터루킨 제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습니다. 완치가 가능해진 만큼 자신에게 맞는 약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합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