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홍콩 현지법인에 4500억원을 투입한다. ‘덩치’를 키운 뒤 홍콩법인을 거점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 등을 본격화하려는 목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 지역 투자 규모를 조(兆) 단위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홍콩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4억달러(약 4500억원)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홍콩법인의 자기자본은 현재 1000만달러(약 110억원)에서 4억1000만달러(약 4600억원)로 급증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법인에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하는 등 이곳을 아시아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의 고유자산 투자(PI)에 집중, 수익을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지역 채권, 주식, 파생상품 투자,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리스크(위험) 헤지 운용 등을 주로 펼칠 계획이다. 이후 해외 대체투자 및 투자은행(IB) 업무 수행으로 업무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IB들과 경쟁할 준비를 마쳤다”며 “철저한 준비와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모범사례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아시아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2010년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해 출범시킨 KIS베트남은 현지에서 주요 증권사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월 KIS베트남에 유상증자를 해 자본금을 확충했고 현지 파생상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말엔 인도네시아 단팍증권사를 인수해 KIS인도네시아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