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택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건강보험료(지역가입자 대상)가 전국 평균 13.37%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집값이 떨어진 인천 지역 건보료 인상률이 38.47%로 가장 높은 반면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서울의 건보료 인상률은 17.3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건보료 산정 방식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이 19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주택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지역가입자 대상 건보료는 올해 전국 평균 9만385원에서 내년 10만2465원으로 13.3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규모에 따라 등급별 점수를 매겨 건보료를 산정한다. 정부는 시세의 60~70% 수준인 주택 공시가격을 80% 정도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역별로는 인천(38.47%), 대전(37.00%), 부산(36.24%) 순으로 건보료 인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9.65%), 충남(13.61%), 서울(17.31%)의 인상률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경우 올해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올랐지만 건보료 인상률은 반대인 셈이다. 서울에선 은평구(33.00%), 강북구(32.80%), 금천구(31.70%) 순으로 건보료 인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 방식 때문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정부는 재산 규모별로 60등급으로 나눠 점수에 따라 건보료를 매기는데, 재산이 적을수록 등급 간 금액 차이가 촘촘하고 재산이 많을수록 등급 간 금액 차이가 커진다. 이에 따라 집값이 낮은 지역의 건보 가입자는 공시가격이 오르면 등급이 급상승하지만 집값이 높은 곳에선 공시가격이 올라도 등급이 한두 단계 상승하는 데 그친다. 김 의원은 “집값이 덜 오른 지역의 건보료 인상률이 더 높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등급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