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사우디 언론인 피살 녹취 보도 무성해도 "공개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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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녹취 美에 제공 보도 부인…전문가 "도청됐을 가능성"
NYT "터키, 정보유출 조절하며 사우디·미국 압박 높여"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설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는 '녹음'이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공개될 수 있을까.
알바니아를 방문 중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취재진에 "터키가 무슨 오디오 테이프를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나 다른 미국 관리에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최근 터키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카슈끄지의 최후가 담긴 오디오를 직접 들었다는 미국 ABC방송의 보도를 부인하며 이같이 답변했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서류를 수령하러 들어간 후 사라졌다.
이후 터키 매체와 외신을 통해 그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카슈끄지가 살해되는 당시가 담긴 녹음과 영상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그런 녹음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17일 터키 친정부 매체 예니샤파크는 직접 문제의 오디오를 들었다면서, 카슈끄지가 손가락 여러 개를 절단하는 고문을 당하고 머리가 잘려나갔다는 야만적이고 참혹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오디오가 공개돼 진짜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카슈끄지가 멀쩡히 총영사관을 나갔으며 사우디 정부는 그의 실종과 무관하다는 사우디 측 해명이 완전한 거짓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때까지 사우디 왕실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에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의 이날 답변은 그런 녹음이 있다고 해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답변이다.
카슈끄지의 고문·피살 과정이 담긴 녹음이 공개된다면 터키가 사우디 총영사관을 불법 도청했다는 증거가 되고, 그 방법까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앞서 녹음이 카슈끄지가 착용한 애플워치에 저장된 것이라는 터키 당국자의 발언이 보도됐지만, 애플 디바이스의 동기화 기능 작동방식이나 보도된 녹취록의 내용을 볼 때 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녹음이 합법적으로 확보된 것이 아니라면 책임자 처벌에 증거물로 채택될 수도 없다. 터키 외교부 고위직 출신의 한 전문가는 연합뉴스 취재진에 "터키 정보 당국이 주요 국가 공관은 도청할 것으로 평소 예상했는데, 카슈끄지 사건으로 그런 의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외교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문가는 "오디오가 도청으로 생성됐다면, 언론에 내용을 흘릴 순 있어도 공식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터키 정부가 찔끔찔끔 정보를 흘리되 녹음 자체를 유출하지 않는 것은 카슈끄지 사건으로 사우디와 미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행태라고 평가했다.
내용은 흘리되 오디오 자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도청 방법 등 출처를 보호할 수 있으며, 정보를 얼마만큼, 언제 노출할지를 통제할 수도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즉, 터키 정부는 공개적으로 사우디를 '저격'해 정면대결을 벌이기보다는 결정적 자료를 쥔 채로 사우디에 대한 압박효과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 경찰은 사우디 총영사관, 총영사관저, 차량, 차량 동선에 포함된 삼림 등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총영사관 직원의 진술을 듣는 등 합법적 증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터키 경찰이 카슈끄지가 살해됐다는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당국이 확보한 증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물론 현재까지 수사 결과 정보와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면서 "전 세계가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기를 원하므로, 모든 것이 명백해지면 결과를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NYT "터키, 정보유출 조절하며 사우디·미국 압박 높여"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설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는 '녹음'이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공개될 수 있을까.
알바니아를 방문 중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취재진에 "터키가 무슨 오디오 테이프를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나 다른 미국 관리에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최근 터키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카슈끄지의 최후가 담긴 오디오를 직접 들었다는 미국 ABC방송의 보도를 부인하며 이같이 답변했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서류를 수령하러 들어간 후 사라졌다.
이후 터키 매체와 외신을 통해 그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카슈끄지가 살해되는 당시가 담긴 녹음과 영상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그런 녹음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17일 터키 친정부 매체 예니샤파크는 직접 문제의 오디오를 들었다면서, 카슈끄지가 손가락 여러 개를 절단하는 고문을 당하고 머리가 잘려나갔다는 야만적이고 참혹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오디오가 공개돼 진짜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카슈끄지가 멀쩡히 총영사관을 나갔으며 사우디 정부는 그의 실종과 무관하다는 사우디 측 해명이 완전한 거짓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때까지 사우디 왕실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에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의 이날 답변은 그런 녹음이 있다고 해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답변이다.
카슈끄지의 고문·피살 과정이 담긴 녹음이 공개된다면 터키가 사우디 총영사관을 불법 도청했다는 증거가 되고, 그 방법까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앞서 녹음이 카슈끄지가 착용한 애플워치에 저장된 것이라는 터키 당국자의 발언이 보도됐지만, 애플 디바이스의 동기화 기능 작동방식이나 보도된 녹취록의 내용을 볼 때 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녹음이 합법적으로 확보된 것이 아니라면 책임자 처벌에 증거물로 채택될 수도 없다. 터키 외교부 고위직 출신의 한 전문가는 연합뉴스 취재진에 "터키 정보 당국이 주요 국가 공관은 도청할 것으로 평소 예상했는데, 카슈끄지 사건으로 그런 의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외교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문가는 "오디오가 도청으로 생성됐다면, 언론에 내용을 흘릴 순 있어도 공식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터키 정부가 찔끔찔끔 정보를 흘리되 녹음 자체를 유출하지 않는 것은 카슈끄지 사건으로 사우디와 미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행태라고 평가했다.
내용은 흘리되 오디오 자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도청 방법 등 출처를 보호할 수 있으며, 정보를 얼마만큼, 언제 노출할지를 통제할 수도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즉, 터키 정부는 공개적으로 사우디를 '저격'해 정면대결을 벌이기보다는 결정적 자료를 쥔 채로 사우디에 대한 압박효과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 경찰은 사우디 총영사관, 총영사관저, 차량, 차량 동선에 포함된 삼림 등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총영사관 직원의 진술을 듣는 등 합법적 증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터키 경찰이 카슈끄지가 살해됐다는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당국이 확보한 증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물론 현재까지 수사 결과 정보와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면서 "전 세계가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기를 원하므로, 모든 것이 명백해지면 결과를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