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시아·유럽 51개국 정상 등과의 단체사진 촬영에 참석하지 못했다.

단체사진 촬영은 19일 낮 12시 15분(현지시간)에 브뤼셀 유로파 빌딩 0층(한국 기준 1층)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아셈 측은 예정 시간을 지킬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 30분 같은 건물 9층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중 메이 총리가 아셈 본회의에서 발언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회담은 마무리됐다. 메이 총리가 아셈 본회의에서의 발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에게 추가 회담을 요청했고, 두 정상은 5층 본회의장 밖에 마련된 별도의 방에서 낮 12시 35분까지 추가 회담을 했다.

메이 총리와의 추가 회담이 끝날 때까지도 단체사진 촬영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문 대통령은 애초 메이 총리와 회담했던 9층으로 이동했다. 사진 촬영 직후 진행되는 리트리트 세션에서 발표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관련 발표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이 정상들의 대기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 문 대통령은 9층 복도에 놓인 간이 의자에 앉아 자료를 점검했다.

아셈 측은 예정보다 1시간 15분이 지난 오후 1시 30분께가 돼서야 각국 정상에게 '단체사진 촬영이 시작된다'고 공지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까지도 발표 자료 정리에 한창이었다. 별도의 양자 회담이 없었던 다른 나라 정상들은 5층 본회의장에 있다가 사진 촬영이 이뤄지는 0층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셈 측의 사진 촬영 공지를 확인한 직후 9층에서 이동해야 했다. 다른 정상들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엘리베이터도 제때 오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아셈 측은 단체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진을 찍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는 와중에 생긴 일"이라며 "아셈 의전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일부 정상도 기념촬영에 불참하는 등 현장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