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대표적인 명품 거리로 손꼽히는 서울 강남 도산공원 일대에 국내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더 캐시미어’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더 캐시미어는 이곳에서 더 많은 제품군을 선보이고 국내외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제품군 늘리고 키즈상품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은 여성복 브랜드 더 캐시미어의 도산 플래그십스토어를 최근 열었다. 기존에 1층에서만 운영하던 더 캐시미어 매장을 2층, 2층과 3층 사이, 3층으로 확대한 것이다. 매장 면적은 510㎡로 이전보다 3배 이상 넓어졌다. 더 캐시미어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중 뷰티(설화수), 잡화(0914) 등 일부 브랜드가 도산대로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토종 패션 브랜드가 이곳에 매장을 여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섬이 더 캐시미어 도산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건 더 캐시미어가 2015년 첫선을 보인 지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 중국 등 해외 패션시장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한섬의 대표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처럼 더 캐시미어를 키우겠다는 포부도 깔려 있다.

한섬 관계자는 “더 캐시미어의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려면 상품군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기존 백화점 매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라며 “특히 도산공원 주변은 청담동 명품거리와 달리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맛집으로도 유명한 지역이어서 젊은 층의 유입도 많다”고 말했다.

한섬은 더 캐시미어 플래그십스토어를 층별 전문 공간으로 꾸몄다. 1층엔 여성복과 남성복, 주방용품과 욕실, 침실용 소품을 배치했다. 2층은 키즈 전문공간으로,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2층과 3층 사이 공간엔 생활용품과 펫 관련 상품, 선물 등을 들여놨고, 3층에선 더 캐시미어 도산점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라인, 고가 및 소재 특화 라인을 판매한다. 3층엔 고객 라운지를 마련해 소비자들이 쉬어 갈 수 있게 했다.

더 캐시미어 플래그십스토어는 2층 전체를 키즈 라인으로 구성하는 등 키즈 상품에도 공을 들였다. 기존 매장에선 구색을 갖추는 정도로 키즈 상품을 일부 판매했지만, 이번엔 연령대별로 세분화하고 상품 수도 늘렸다. 베이비(0~2세), 토들러(3~6세), 주니어(7~8세)로 세분화했고 상품 종류는 100여 개로 확대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해외에서 직수입한 장난감, 서적, 가구, 침구 등 20개 브랜드의 100여 개 키즈 상품도 함께 들여놨다. 이 중 덴마크 테이블웨어 브랜드 ‘리우드’, 슬로베니아 키즈 홈퍼니싱 브랜드 ‘우누’ 등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다.

차별화된 해외 브랜드도 판매

더 캐시미어는 생활 소품 라인인 ‘띵스’를 통해 해외 수입 브랜드도 판매한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등 20여 개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가받는 94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총 600여 개 제품을 층별로 들여놨다.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에 원단을 공급하는 이탈리아 원단 전문업체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침구 브랜드 ‘소사이어티 리몬타’가 대표적이다. 국내 유명 금고 업체인 신성금고와 협업해 출시한 ‘에이치 큐브’ 등 도산 플래그십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도 눈길을 끈다.
한섬은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2층과 3층 사이, 3층 공간에서 꽃꽂이를 비롯해 스타일링, 다도 등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또 인기가 많은 맛집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들여놓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더 캐시미어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과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한섬 브랜드 중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것”이라며 “소재와 디자인 등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키즈, 남성복, 생활 소품류 등 상품군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