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전국에 운영 중인 ‘스마트벤처캠퍼스’의 창업 멘토단에 정작 벤처기업인은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사업가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창업멘토단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21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창업 멘토인 ‘선배 벤처기업인’이 아예 없거나, 2~3명에 불과한 곳이 전국 5곳의 스마트벤처캠퍼스 중 3곳에 달했다.

창업진흥원은 청년창업자들을 선발해 스타트업 1곳당 최대 1억원의 사업자금과 사무공간,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벤처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창업자를 위해 시장 및 기술평가 전문가로 멘토단을 꾸려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 대전, 부산 등 세 곳의 캠퍼스가 ‘선배 벤처기업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인천캠퍼스는 90명 멘토단 가운데 선배 벤처인이 한 명도 없었고, 대전은 70명 중 3명, 부산은 91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멘토링 실적도 크게 부진했다. 대전은 올 들어 단 한 건에 불과했고, 부산은 한 명이 3시간 강의와 9시간의 1 대 1 상담을 제공한 게 전부였다. 서울과 대구도 실제 멘토링에 참여한 벤처사업가는 각각 5명과 4명에 불과했다. 멘토 프로그램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창업멘토단이 운영하는 기업 중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곳은 6개에 그치는 등 멘토단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멘토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는 평점이 높은 멘토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멘토에 대한 평가 데이터도 축적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