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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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한국GM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이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안건을 통과시킨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설립 건에 대해선 "철수한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한 7억5000만달러(8400억원) 중 절반을 집행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상황에 따라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2대주주인 산은은 한국GM이 향후 10년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8000억원을 출자하는 정상화 방안을 지난 4월 제너럴모터스(GM)와 합의했다. 산은은 지난 6월 경영정상화 합의 당시 약속한 4000억원을 지원했고 올 연말까지 나머지 금액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산은은 GM과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던 올 4월에 법인분리 계획을 사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 방안을 4월 말 마지막 협상 말미에 한국GM이 제시했으며, 협상 마지막날 거론했고 우리는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보고 거절해서 정상화 계약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은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GM과 작성한 '17개 특별결의사항'에 법인분리가 포함되느냐는 국회 질문에 이 회장은 "법률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어 명확한 답변을 못 한다"면서도 "경영 판단에 포함할 수 있는 사항을 모두 구체적으로 언급해서 계약에 넣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GM 노동조합은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계획을 세우고 향후 투쟁지침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산은은 주총 결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를 제기하겠지만, 노동조합은 별도로 법리다툼과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