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회공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각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부서를 확대하며 윤리경영, 환경경영을 기업의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시민들로부터 믿음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임원 모임과 최고경영전략회의 등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각 기업들은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 사회복지 기관에 후원금을 내거나 임직원들이 봉사활동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회사 자원을 사회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 사업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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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프라를 사회공헌 수단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의 기술, 서비스, 인프라를 사회공헌에 활용하는 ‘넥스트무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청년과 사회 취약계층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드림무브’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기프트카 청년 창업 캠페인은 현대차그룹의 장수 사회공헌 활동으로 최근 아홉 번째 캠페인을 시작했다. 창업을 원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50명을 선발해 현대차 포터와 스타렉스, 기아차 모닝, 레이, 봉고 등을 제공한다.

LG전자와 LG화학은 ‘LG 소셜캠퍼스’를 만들어 사회적 기업이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금융, 컨설팅, 사무공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로 8주년을 맞았으며 130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까지 추가로 40억원을 투입한다. LG 소셜캠퍼스의 지원을 받은 기업은 110여 개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시작한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은 우리 주변의 불편함과 사회 현안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면 삼성전자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돕는 모델이다.

SK그룹은 공유 인프라 지원을 그룹의 주요 가치로 삼았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의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물류 회사인 CJ대한통운과 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경쟁사인 GS칼텍스와 손잡고 개인 간 택배 서비스인 ‘홈픽’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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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교육 사업 지원

기업들은 영유아부터 성인에 이르는 교육 사업에도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2013년에 청소년 대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다. 2016년까지 학생 4만 명, 교사 1400명이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경험했다. 삼성전자는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도 열고 있다. 삼성 드림 클래스는 여건이 좋지 않은 중학생에게 영어, 수학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8년째 청소년 과학 경진 프로그램인 ‘한화사이언스챌린지’를 열고 있다. 학생들은 에너지, 바이오, 물, 기후변화의 세부 연구 주제와 관련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토론한다.

두산중공업은 2015년부터 ‘마이드림 청소년 진로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중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2년부터 청소년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인 ‘드림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꿈과 희망의 공부방’이라는 프로젝트로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이 안정된 학업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1년 5월 1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 230호 점까지 늘었다.

롯데는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을 위해 전방부대 독서카페인 ‘청춘책방’을 기증하고 있다. 청춘책방은 최전방 일반전초(GOP), 해안 소초 등에 설치된다.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현장 도서관이다. 지난해까지 총 22호 점이 만들어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