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홍 의원 "예산만 투입한다고 소상공인 고통 해결되는 것 아냐"
"'밑 빠진 독' 소진공, 5년새 혈세 10조 투입"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시장을 살리기 위해 최근 5년간 1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었으나 소상공인 경영 여건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자유한국당)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까지 소상공인에 집행된 예산은 9조8천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집행액은 2조5천664억원으로 2014년(1조7천988억원)보다 무려 118% 증가했다.

소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을 위탁 집행하는 기관으로 올해 예산 2조2천553억원을 투입했다.

내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부 편성 예산안은 2조8천951억원으로 책정됐다.

소진공 지원에선 통상 상반기에 예산이 투입되면 하반기에 집행 효과가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국 17개 시·도 상가업소 폐업률은 작년 하반기 평균 2.5%로 상반기보다 1.9%포인트 높아져 경영 여건이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8대 업종의 작년 하반기 폐업률은 음식업이 3.1%로 가장 높고 부동산, 소매, 관광·여가·오락이 각각 2.4%, 생활서비스가 2.1%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 작년 하반기 폐업률은 서울 4.3%, 부산 3.9%, 울산 3.8%, 인천 3.7%, 대구 3.6%, 제주·경남 3.2% 등 순이다.

또 8대 업종의 상·하반기 전국 폐업률 격차를 보면 부동산업(2.2%포인트), 소매업(2.0%포인트), 음식업(2.0%포인트) 등 순으로 컸다.

지역별로 경남은 8대 업종 전 분야에서 상·하반기 폐업률 격차가 2.5%포인트로 전국 평균(1.9%포인트)보다 높았다.

이중 부동산업(3.7%포인트)은 전국 상·하반기 폐업률 격차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조선 등 제조업이 크게 위축돼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윤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천문학적인 예산만 투입한다고 해서 소상공인의 고통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기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집행에 사용되는 전체 예산 사용 실태를 재점검하고 수도권보다 경기 상황이 열악한 지방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