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만이 무슨 일을 하나요.”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사진)이 중소기업 규제 개선을 협의하기 위해 각 부처와 관공서 등을 방문하거나 전화하면 자주 듣는 말이다. “90% 이상이 옴부즈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中企 옴부즈만이 뭔가요"
중소기업옴부즈만은 중소·중견기업 규제 등의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하는 차관급 직책이다. 옴부즈만(ombudsman)은 ‘대리인’이란 의미의 스웨덴어다. 1713년 망명 중이었던 스웨덴 국왕 찰스 12세가 본국을 다스리기 위해 왕의 대리인으로 옴부즈만을 임명했다. 옴부즈만은 공무원들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행정 불만을 조사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 역사에서 찾아보면 암행어사쯤 된다.

중소기업옴부즈만은 2009년 7월 중소기업의 규제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외래어로 발음이 어려운 데다 잘 알려지지 않아 업무 추진에 애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옴브즈만이 겪은 해프닝도 있었다. 차관급 중소기업옴부즈만보다 훨씬 직급이 낮은 지방 공무원이 행사에 조금 늦었다고 옴부즈만을 훈계했다. 한 지방에선 시장이 나온다고 옴부즈만을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옴부즈만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통해 옴부즈만 명칭 변경과 조직 강화 등을 건의했다.

박 옴부즈만은 “옴부즈만이란 명칭이 낯설고 어려워 국민이 쉽게 인지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현재 조직으론 쏟아지는 중소·중견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건의를 받아들여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옴부즈만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중소기업옴부즈만 홈페이지와 공식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새 이름을 공모했다. ‘중소기업 히어로’ ‘중소기업 민원해결사’ ‘중소기업 암행어사’ ‘중소기업 SOS’ ‘중소기업 신문고’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이름을 찾지 못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지원단 관계자는 “마땅한 이름을 찾지 못해 아직 공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