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바이오주가 23일 동반 급락했다. 전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제약·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 주식을 종가보다 8%가량 낮은 가격에 대거 내다판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에 더해 수급 악화까지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형국이란 평가다.

셀트리온은 이날 2만2000원(8.19%) 떨어진 24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테마섹은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 중이던 셀트리온 지분 2.7%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종가 대비 약 8% 할인한 24만7000원에 매각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삼성전자 우선주에 내줬다. 셀트리온헬스케어(-7.23%) 셀트리온제약(-5.44%) 등 셀트리온 계열사도 동반 하락했다.

셀트리온 블록딜 충격은 바이오주 전반으로 번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6.60%) 신라젠(-7.39%) 등 대형 바이오주도 이날 줄줄이 추락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에 수급 악재가 생기면서 바이오주 전반이 급락세에 휘말렸다”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에 바이오 업종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 낙폭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블록딜이 이뤄진 만큼 당분간 바이오업종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보다는 당장 실적이 증명되는 업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감리 공방 등 리스크 요인도 여전해 당분간 바이오주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