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선정부터 전략까지 코치
지원금 10~15% 성공보수 챙겨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정책자금과 연구개발(R&D) 지원사업 선정의 문제점은 브로커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원금을 받는 절차가 정형화돼 있는 데다 서류를 잘 꾸미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브로커는 R&D 지원금의 10~15%가량을 성공보수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의 R&D 지원사업은 과제기획(1단계), 사업 지원 및 평가(2단계), 사업화 연계(3단계)로 이뤄진다. 과제를 기획하는 과정은 정부가 미리 정해서 기업들에 수행하도록 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과 해당 기업이 자유롭게 선정해 개발하는 ‘보텀업(상향식) 방식’이 있다. 중기부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기술혁신개발사업,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 등 12개 R&D 지원사업을 공모한다. 기술력이 뛰어난 일부 업체가 신청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R&D 사업과 달리 중기부 R&D 사업은 경쟁률이 높다. 지난해 5600개 사업에 2만여 개 업체가 몰려 평균 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높다 보니 어떻게 하면 선정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틈을 컨설팅 업체들이 파고들고 있다. 중기부 산하기관에서 컨설팅 등을 하던 사람들이 퇴직 후 브로커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들은 어떤 과제를 제출하고, 어떤 전략을 짜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중기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불법 브로커를 막기 위해 중기부는 ‘R&D 기획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브로커 역할을 국가가 대신해주는 셈이다. 기술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을 통해 개발하려는 과제의 기술성과 사업성 검증 등에 대한 시장 리포트도 제공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