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00억 이상 大作 잇단 참패…영화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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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명당' '협상' '물괴' 흥행성적 분석해보니…
대작 4편의 성적표
524만명 찾은 '안시성'만 흑자
'물괴' 매출, 손익분기점 70% 미달
'명당' '협상'도 20~30% 모자라
흥행참패 이유는
짧아진 추석연휴…관객수 10%↓
대작 영화는 예년의 3배 쏟아져
제작비 급등에 수익성 더욱 악화
대작 4편의 성적표
524만명 찾은 '안시성'만 흑자
'물괴' 매출, 손익분기점 70% 미달
'명당' '협상'도 20~30% 모자라
흥행참패 이유는
짧아진 추석연휴…관객수 10%↓
대작 영화는 예년의 3배 쏟아져
제작비 급등에 수익성 더욱 악화
올 추석 시즌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한국 영화 대작 4편 중 1편만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나 국내 영화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연휴 기간이 작년보다 줄어 전체 관객 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데다 과당경쟁과 제작비 급등 여파로 업계는 풀이한다. 이 같은 적자 구조가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영화투자 업계가 4편의 흥행 실적을 조사한 결과 흥행 1위를 달린 대작 ‘안시성’은 23일까지 542만 명을 모았다. 투자배급사 NEW 측은 이날 “손익분기점 541만 명을 넘어섰다”며 “수출과 주문형비디오 수입을 합치면 흑자폭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 제작비는 평균 상업영화의 세 배 규모인 22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120억원짜리 ‘명당’(208만 명)과 115억원짜리 ‘협상’(195만 명)은 부가판권 수입을 합쳐도 손익분기점이 되는 수입에서 20~30% 모자랄 전망이다. ‘물괴’(72만 명) 매출은 손익분기점에서 70%나 미달됐다.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이들 세 영화는 저마다 300만~400만 명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
흥행이 실패한 이유는 영화시장 규모에 비해 대작 영화가 추석 시즌에 몰렸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9일간 관객 수는 889만 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작 네 편이 동시에 쏟아져 제로섬경쟁을 벌인 것도 문제였다. 지난해 추석 시즌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은 ‘남한산성’뿐이었고, 그전까지 매년 추석시즌에 100억원 이상 투입의 한국 영화는 1편 이하였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시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작품들이 한꺼번에 나온 게 문제였다”며 “개봉 시기를 조율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0억원 이상 작품이 네 편이나 나온 이유는 영화 제작비가 3년 전보다 30% 정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편당 제작비가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배우와 A급 촬영스태프들의 임금도 솟구쳤다. 특히 지난해부터 드라마 제작 편수가 증가하면서 일부 촬영 스태프가 드라마업계로 옮겨가 영화계에 구인난이 발생했다. 요즘 A급 촬영감독은 편당 1억5000만원, 중견 촬영감독은 8000만~1억원을 받는다. 편당 임금 외 촬영 기간이 길어지면 추가 임금을 받는다. 이들은 연간 2~3편 정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3년 전 제작비 80억원짜리 영화가 올해는 100억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협상’과 ‘명당’ 등의 제작비도 3년 전엔 80억~90억원이면 충분했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대작불패’ 공식이 깨진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억원 이상 대작 중 절반 이상이 흑자를 거뒀지만 이제 일반 상업영화 수준으론 성공률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다 신생 투자배급사가 늘고 있어 내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해외시장 등 새로운 판매처를 찾아내지 않으면 영화계는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영화산업이 크게 축소된 일본을 따라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24일 영화투자 업계가 4편의 흥행 실적을 조사한 결과 흥행 1위를 달린 대작 ‘안시성’은 23일까지 542만 명을 모았다. 투자배급사 NEW 측은 이날 “손익분기점 541만 명을 넘어섰다”며 “수출과 주문형비디오 수입을 합치면 흑자폭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 제작비는 평균 상업영화의 세 배 규모인 22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120억원짜리 ‘명당’(208만 명)과 115억원짜리 ‘협상’(195만 명)은 부가판권 수입을 합쳐도 손익분기점이 되는 수입에서 20~30% 모자랄 전망이다. ‘물괴’(72만 명) 매출은 손익분기점에서 70%나 미달됐다.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이들 세 영화는 저마다 300만~400만 명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
흥행이 실패한 이유는 영화시장 규모에 비해 대작 영화가 추석 시즌에 몰렸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9일간 관객 수는 889만 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작 네 편이 동시에 쏟아져 제로섬경쟁을 벌인 것도 문제였다. 지난해 추석 시즌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은 ‘남한산성’뿐이었고, 그전까지 매년 추석시즌에 100억원 이상 투입의 한국 영화는 1편 이하였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시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작품들이 한꺼번에 나온 게 문제였다”며 “개봉 시기를 조율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0억원 이상 작품이 네 편이나 나온 이유는 영화 제작비가 3년 전보다 30% 정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편당 제작비가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배우와 A급 촬영스태프들의 임금도 솟구쳤다. 특히 지난해부터 드라마 제작 편수가 증가하면서 일부 촬영 스태프가 드라마업계로 옮겨가 영화계에 구인난이 발생했다. 요즘 A급 촬영감독은 편당 1억5000만원, 중견 촬영감독은 8000만~1억원을 받는다. 편당 임금 외 촬영 기간이 길어지면 추가 임금을 받는다. 이들은 연간 2~3편 정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3년 전 제작비 80억원짜리 영화가 올해는 100억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협상’과 ‘명당’ 등의 제작비도 3년 전엔 80억~90억원이면 충분했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대작불패’ 공식이 깨진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억원 이상 대작 중 절반 이상이 흑자를 거뒀지만 이제 일반 상업영화 수준으론 성공률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다 신생 투자배급사가 늘고 있어 내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해외시장 등 새로운 판매처를 찾아내지 않으면 영화계는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영화산업이 크게 축소된 일본을 따라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