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뒤 일본의 일손부족 규모가 64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의 영향으로 한국의 부산·경남 인구를 합친 것에 육박하는 인구만큼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파솔종합연구소와 주오대학의 공동 조사 결과, 2030년 일본의 일손부족 규모가 64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일본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일본 수도권 지바현(인구 626만 명)보다 많은 수의 일손이 모자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640만 명은 지난해 부산(347만 명)과 경상남도(338만 명)인구를 합한 것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파솔종합연구소는 취업자수와 실업률, 국내총생산(GDP)증가율 등의 주요 노동관련 지표를 기준으로 일손부족 규모를 추산했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 2030년이 되면 노동수요는 7073만 명인 반면 노동공급은 6429만 명에 불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일손 부족 전체 규모 못지않게 일손부족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속도도 우려됐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추산한 지난해 일본의 일손부족 규모는 121만 명인데 10여년 만에 5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사회는 부족한 일손에 대처할 방안으로 고령근로자 확대와 여성 노동력 확충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취업도 촉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여성 노동력의 경우, 출산·육아 시기 여성 취업률이 떨어지는 ‘M자 커브’를 완전히 없앨 경우, 100만 명가량의 노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년연장으로도 163만 명 가량분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렇게 여성고용과 고령고용을 늘리더라도 최소 300만 명 가까운 인력이 부족한 만큼 외국인 노동력 확대와 인공지능(AI)기술 등을 활용한 업무의 자동화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일본의 일손부족 현상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긴 합니다만 그 진행속도와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 듯하다는 생각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향후 일본사회에 어떤 변화를 야기하고, 촉진할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