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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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주문하자 프런트 주문 시스템과 연동된 기계가 창고에서 식재료를 꺼냅니다. 꺼낸 재료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배식 창구로 배달되고, 서빙 로봇은 접시를 들고 테이블로 움직입니다. 메뉴 주문부터 서빙까지 최단 시간으로 2분이면 가능합니다.

25일 중국 요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최대 훠궈 프랜차이즈인 하이디라오가 이 같은 '스마트 레스토랑'을 베이징에 첫 오픈합니다. 준비 기간만 3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과 중국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 아이플라이텍(iFLYTEK) 등과 손잡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쥐 파동'으로 한차례 위생 논란이 있었던 만큼, 식품 안전 관리에 초점을 뒀습니다.

이 식당은 음식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손님에게 전달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하이디라오가 자체 개발한 IKMS(Intelligent Kitchen Management system) 시스템으로 운영 현황과 재고 관리, 유통기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모든 메뉴는 자동 온도조절 기능에 의해 관리됩니다. 섭씨 0~4도의 저온 야채 관리실에서 배식 창구로 배달되기까지 엄격하게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서빙된 그릇에 신분증과 같은 전자태그(RFID)가 있어 식품 안전 등 사항 추적이 가능합니다.

매장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매장 규모는 2200m²(약 680평), 테이블만 93개에 달하는데 같은 규모 가게와 비교하면 인력 20%를 감축할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최신 기술을 적용해 천장과 주위 배경은 45분에 한 번씩 바뀝니다.

하이디라오는 조만간 베이징 '스마트 레스토랑' 2·3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싱가포르에 이같은 매장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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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도 지난 8월 로봇이 요리를 하는 조이스(JOY'S) 스마트 식당을 열었습니다. 주문부터 요리, 서빙까지 전 과정이 무인화로 진행됩니다. 약 40가지 중국요리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고작 5~10분 남짓이라고 합니다.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0개의 로봇 식당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유통 기업 허마도 로봇이 주문부터 요리·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하는 식당을 지난해부터 올해 순차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중국에 24시간 운영되는 10만개의 무인 식당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 식당가에는 무인화 열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무인 상점과 서점, 의류 매장, 이제는 식당까지 무인 시장 선점을 위해 유통·외식 업계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의 무인 유통시장 규모는 2017년 200억 위안(약 3조5200억원)에서 2020년 650억 위안(약 10조570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고려하면 전망은 밝은 것 같습니다.

국내 역시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 및 임대료 상승 등으로 무인화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편의점부터 화장품, 셀프주유소 등 서비스‧소매 업종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데요, 로봇이 함께할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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