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 좌상 앞에서 묵념…'건국절 논란'에 재차 선 그어
'독도의 날'에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역사 바로세우기' 의지 해석도
문대통령 "임정 첫 경무국장 김구"…경찰의날 '임정 법통'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제73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경찰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국민 안전에 헌신하는 경찰들의 희생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경찰의날 기념식은 과거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과 달리 특별히 이목을 끌었다.

행사가 열린 장소와 날짜 모두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념식은 통상 행사가 열리던 세종문화회관과 지난해 행사 장소인 광화문 광장이 아닌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99년 전인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했다"면서 "경찰의날 기념식을 백범기념관에서 하는 것은 그와 관련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기념식 축사에서 "'매사에 자주독립의 정신과 애국안민의 척도로 임하라'는 '민주경찰' 창간호에 기고한 김구 선생의 당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시작되기 전에 민갑룡 경찰청장과 함께 이번 행사의 뜻을 되새기듯 백범기념관 안에 있는 김구 선생의 좌상에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중심인물이자 초대 경무국장으로 일제 밀정 차단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조국의 독립에 애쓴 김구 선생을 기림으로써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1948년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건국일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로 봐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 정부가 임정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 8월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독립유공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찾고 임시정부로 대한민국의 법통을 세운 자랑스러운 조국의 역사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1절 기념식에서는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이며,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명백하게 새겨 넣었고, 그것이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렇듯 임정의 법통을 강조하는 것은 내년에 맞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문대통령 "임정 첫 경무국장 김구"…경찰의날 '임정 법통' 강조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에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합의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한 내년에 뤼순 감옥 일대 등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남북이 함께 조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는 남북이 하나의 뿌리를 찾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경찰의날 기념식이 열린 이날이 독도의 날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역사 바로세우기'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오늘은 '독도의 날'이기도 하다"면서 "우리 영토의 최동단을 수호하는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여러분에게 각별한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조국 독립에 앞장선 김구 선생을 기리고 임정 법통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독도를 수호하는 경비대를 치하한 것은 최근 잇달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미야코시 미쓰히로(宮腰光寬) 오키나와·북방영토담당상은 지난 19일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영유권 억지 주장을 위해 만든 전시관을 찾아 독도에 대해 "혼동할 일 없이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도발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독도를 시찰했을 때는 일본 외무성이 우리 정부에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담아 항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경찰의날 축사…"임정 초대 경무국장 김구, 경찰 뿌리" / 연합뉴스 (Yonhapnew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