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휴대전화·사택 도시가스·주유비 전용은 흔한 수법
개인 의류·화장품 구입에 단란주점 비용까지 '쌈짓돈'처럼


25일 비리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결과가 실명으로 공개되면서 각종 비리 백태가 드러났다.

원장이나 설립자의 개인 휴대전화 요금, 개인 차량 주유비, 사택 도시가스비를 유치원 회계에서 빼 쓰는 일은 흔한 수법이었고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직위 해제한 교사 수당을 빼먹거나 심지어 유치원 설립자를 '소방시설 관리자'로 채용해 돈을 챙기고 단란주점 비용까지 유치원 회계에서 빼 쓰는 등 유치원 공금을 개인 쌈짓돈처럼 유용했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천태만상의 비리에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 벧엘유치원은 2013학년도 유치원 운영비에서 원장과 원장 남편의 개인 출퇴근 차량 보험료, 자동차세, 주유비, 수리비 등 645만6천770원을 집행했다가 적발됐다.
서류 조작해 빼먹고 돌려쓰고…전국 유치원 비리 '천태만상'
아란유치원 원장은 2014년 12월 본인이 질병으로 입원해 치료비 860만원이 발생하자 유치원 행정 직원에게 지시해 '직원 병원비' 명목으로 부당하게 공금을 지출했다.

2014년 8월 감사를 받은 동래새싹유치원의 경우 설립자와 원장 소유의 비업무용 차량 유지비(주유비, 자동차세, 보험료 등)를 119차례에 걸쳐 2천300여 만원을 유치원 운영비에서 부적정하게 사용했다가 회수조치를 받았다.

설립자는 2011년 5월부터 3년간 자택 도시가스요금 247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했다가 들통났다.

개인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요금도 39회 차례에 걸쳐 574만원을 유치원 운영비에서 썼다가 적발됐다.
서류 조작해 빼먹고 돌려쓰고…전국 유치원 비리 '천태만상'
경남 창원의 푸른하늘유치원 원장은 2013∼2016년 사이 개인 승용차로 출퇴근하며 90차례에 걸쳐 기름값 769만원을 학교 운영비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원장은 감사에 적발되자 2016년 5월 유류비 769만원을 뒤늦게 유치원 회계로 입금했다.

원장이나 설립자의 개인 휴대전화 요금과 주유비를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부산 정관버클리유치원은 직위 해제한 교사 3명의 교원처우 개선비를 해운대지원청으로부터 개인별 계좌로 지급받았다가 적발됐다.

청주의 은성유치원 원장은 2016년 3월 모 업체와 소방안전관리 업무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유치원 설립자를 '소방시설 관리자'로 채용, 이때부터 월 270만원씩 11개월간 2천970만원을 지급했으나 근로계약서를 작성조차 하지 않았다.

이 설립자가 실제로 일을 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서류 조작해 빼먹고 돌려쓰고…전국 유치원 비리 '천태만상'
청주 동청주유치원 원장은 2015년 4월부터 이듬해 6월 사이 324만원 어치의 개인 의류와 화장품을 유치원 회계를 통해 샀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서울유치원 설립자는 2014년 5월 8일부터 2015년 2월 26일까지 15회에 걸쳐 2억원 가량을 자신의 아버지 계좌에 입금한 뒤 유치원 시설공사비와 교재·교구 구입비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

또 개인 승합차 보험료를 충당하고자 유치원에서 견학버스를 대절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자신의 장인에게 840만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교육청은 감사를 벌여 설립자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결정하고 2억여원은 보전하도록 조치했다.

인천 삼성유치원은 유치원 설립자의 국민연금이나 40만원이 넘는 단란주점 비용을 유치원 공금으로 냈다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정훈 전창해 최평천 김도윤 심규석 최은지 이종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