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했지만 '기저효과'일 뿐…이익 규모 시장 기대 못 미쳐
기아차 3분기 영업익 1173억원…영업이익률 고작 0.8%
기아자동차가 3분기에 1천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작년 3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시장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2천억∼3천억원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영업이익률도 0.8%에 그쳐 현대자동차의 '어닝 쇼크'(실적 쇼크)와 함께 자동차 산업전반에 대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런 내용의 3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액은 작년보다 0.2% 하락한 14조743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1천173억원으로 작년 3분기의 4천27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또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하며 각각 3천163억원, 2천97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기아차의 작년 3분기 적자는 통상임금 비용(약 8천억원)의 반영이라는 특수요인 때문이었다.

이번 흑자 전환은 이에 따른 기저효과인 셈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컨센서스인 2천억∼3천억원대를 밑돈 것은 물론 전 분기 3천526억원과 견줘도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0.8%에 그쳤다.

사실상 헛장사를 한 셈이다.

3분기 수익성 악화는 외부 요인에 자동차 품질 활동과 관련한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외적으로는 원화 강세와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경영 환경 악화가 작용했다.

여기에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에어백 제어기 리콜, 이미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 'KSDS' 적용 등에 따라 약 2천8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KSDS 적용은 예방적 품질 투자로서 앞으로 품질 관련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판매도 감소했다.

내수시장에서 작년보다 4.1% 줄어든 12만6천153대(이하 도매판매 기준)를, 해외에서 0.3% 감소한 55만9천24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전체 판매 대수는 68만5천396대로 작년 3분기보다 1.0%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뼈 아팠다.

미국에서는 1.0% 늘어난 16만1천188대, 유럽에서는 1.1% 증가한 11만8천294대, 기타 지역에서는 4.1% 늘어난 20만9천704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크게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보다 15.6% 감소한 7만57대 판매에 그쳤다.

다만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작년보다 개선됐다.

1∼3분기의 누적 실적은 매출액이 40조6천966억원(0.4%↑), 영업이익이 7천755억원(115.5% ↑), 당기순이익이 1조616억원(23.0% ↑)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4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니로 EV 등을 앞세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으로 레저용차(RV) 판매 비중을 높이며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외부 경영 여건과 품질 관리비용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며 3분기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지만 RV 차종의 인기로 판매 대수와 매출액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