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자본재 주문, 두 달 연속 감소세
'무역전쟁' 미국, 9월 상품수지 적자 역대 최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지난달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 인구조사국은 미국의 9월 상품수지가 760억달러(약 86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 8월(755억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0.8% 커졌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런 적자 규모는 2008년 7월에 기록한 이전 역대 최대치를 넘어선 것이며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 751억달러보다도 큰 것이다.

미국의 수출도 늘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면서 적자가 커졌다.

지난달 미국의 상품 수출은 1천410억달러로 25억달러(1.8%) 증가했지만, 수입도 2천170억달러로 31억달러(1.5%) 증가하면서 적자가 확대됐다.

탄탄하게 유지된 소비자 수요와 기업 신뢰도 외에, 고율 관세 부과 전에 물품을 수입하려는 추세도 수입을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5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2천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부과도 개시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별도 통계로 9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보다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1.5% 감소를 예측한 것과 상반된 것으로, 방위부문 항공기·부품 수요 급증이 이달 증가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방위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6% 감소했으며 기업 설비지출 계획을 보여주는 지표인 핵심 자본재(방위부문과 항공기를 제외한 자본재) 주문도 0.2%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집계 시 설비지출 산출에 쓰이는 핵심자본재 출하는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기업 설비지출 둔화와 상품 무역적자 확대는 미국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크리스 럽키 MUF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통신에 "지금으로써는 기업들이 수요를 맞추는 데 필요한 모든 새 설비를 이미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가 미국 제조업에 절정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