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연은총재 "주가 하락, 美경제 해칠 수준 아냐"
연준 부의장 "점진적 금리인상 적절…통화정책 여전히 완화적"
리처드 클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지난달 취임 후 첫 공개석상에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25일(현지시간)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한 연설에서 "내가 예상한 대로 데이터가 나오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 점진적 조정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2.00∼2.25%로 인상된 기준금리에 대해 "우리의 9월 결정 이후에도 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accommodative)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제야 기준금리가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넘었다"고도 지적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해 "아주, 아주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업률이 3.7%로 49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발생시키지 않고도 고용시장이 더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이 생산성과 예상 물가상승률에 발맞추고 있어 전통적인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지표가 적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라리다 부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아직 억제되고 있다는 근거를 다수 제시하면서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아닌 점진적 인상만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클라리다 부의장은 "(정치적 압박은) 나에게는 결단코 고려사항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별도의 연설에서 최근의 증시 동요가 미국 경제와 기업 심리에 현저한 영향을 줄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더 심하고 지속적인 하락이 신뢰를 끌어내리고 위험감수 성향과 지출의 현저한 후퇴로 이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시장 변동성 때문에 중기적인 경제 전망을 바꿔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