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匠人정신 앞세운 'K봉제' 해외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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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산업 '부활의 날개' 펴다
중소형 패션 브랜드, 수출 '高高'
국내 생산으로 엄격한 품질관리
아크메드라비, 티셔츠 5만원인데
中·日·동남아 매출 비중이 70%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기도
창신사 "동대문 대표선수 되겠다"
패션 전문가와 손잡고 점퍼 제작
日 쇼핑몰 라쿠텐서 인기
중소형 패션 브랜드, 수출 '高高'
국내 생산으로 엄격한 품질관리
아크메드라비, 티셔츠 5만원인데
中·日·동남아 매출 비중이 70%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기도
창신사 "동대문 대표선수 되겠다"
패션 전문가와 손잡고 점퍼 제작
日 쇼핑몰 라쿠텐서 인기
패션 브랜드 ‘자라(ZARA)’로 유명한 스페인 의류업체 인디텍스그룹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그는 1963년 스페인 라코루냐 시내에 작은 상점 ‘고아 콘벡시오네스’를 열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스페인에서 유행하던 ‘퀼팅 드레스’를 제작해 중간 상인이나 소매업체에 납품했다. 지역에 있는 봉제 인력을 모아 봉제협동조합을 설립했고 1973년 생산 인력은 500명을 넘었다. 세계 최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의 시작은 봉제 사업이었다.
국내에서 ‘제2의 자라’를 꿈꾸는 봉제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봉제공장에서 생산한 옷을 수출하는 중소형 패션 브랜드가 잇따르고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해외 시장 노크
중소형 패션 브랜드인 ‘아크메드라비’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구진모 대표는 10년 넘게 해외 명품 유통사업을 해온 경험을 살려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같은 해외 공장이 아닌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다. 아크메드라비가 판매하는 티셔츠(5만원대)의 구매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이 많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구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앞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더라도 국내 생산 원칙을 지킬 방침이다. 그는 “티셔츠 하나를 만들더라도 품질이 해외 명품에 못지않다”며 “국내 생산 원단을 사용하고 서울에 있는 봉제공장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균형을 흩뜨린 모자 등 다양한 실험적 제품을 선보인 ‘프라이노크’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다. 유주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만든다. 한국의 의류제조 역량이 자사 브랜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4년 창업한 여성 의류 쇼핑몰 ‘코우리’는 아예 ‘메이드 인 서울(Made in Seoul)’을 상품 콘셉트로 잡았다. 서울에서 의류 디자인과 생산을 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 회사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최근 영문 쇼핑몰도 열었다.
오정근 코우리 대표는 “우수한 봉제 기술로 만든 자연스러운 스타일의 국내 의류 제품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한류 바람과 맞물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한 브랜드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 선보이는 ‘소잉마스터’
의류뿐 아니라 봉제업계에서도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봉제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어감을 탈피하기 위해 ‘소잉마스터(봉제전문가)’라는 용어도 만들었다.
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 회장(데님647 대표)은 중장년 남성을 위한 맞춤 청바지 ‘데님647’을 선보였다. 30년 넘게 청바지를 만든 경험을 살려 개인의 체형에 맞춘 청바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들도 맞춤형 청바지 고객이다. 차 회장은 “1970~1980년대 청바지를 처음으로 입기 시작한 세대가 이제는 50~60대가 됐다”며 “배가 나오고 체형이 달라진 아저씨를 위한 브랜드 청바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30년 넘게 봉제산업에 종사해온 우병오 낙산패션 대표는 지난해 ‘창신사’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2015년 브랜드 점퍼 제작을 위해 찾아온 이학림 디자이너 등과 손잡았다. 단순 임가공 수준을 넘어서 “동대문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창신사 브랜드는 우 대표가 봉제업을 시작한 서울 창신동에서 이름을 따왔다. 창신사 제품은 일본 쇼핑몰 라쿠텐 등에서 팔린다.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는 매년 패션쇼를 열어 국내 봉제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2006년 ‘수다공방 패션쇼’로 시작해 2010년부터 ‘대한민국 명품봉제 페스티벌’로 거듭났다. 국내 봉제 기술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봉제산업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국내에서 ‘제2의 자라’를 꿈꾸는 봉제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봉제공장에서 생산한 옷을 수출하는 중소형 패션 브랜드가 잇따르고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해외 시장 노크
중소형 패션 브랜드인 ‘아크메드라비’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구진모 대표는 10년 넘게 해외 명품 유통사업을 해온 경험을 살려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같은 해외 공장이 아닌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다. 아크메드라비가 판매하는 티셔츠(5만원대)의 구매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이 많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구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앞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더라도 국내 생산 원칙을 지킬 방침이다. 그는 “티셔츠 하나를 만들더라도 품질이 해외 명품에 못지않다”며 “국내 생산 원단을 사용하고 서울에 있는 봉제공장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균형을 흩뜨린 모자 등 다양한 실험적 제품을 선보인 ‘프라이노크’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다. 유주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만든다. 한국의 의류제조 역량이 자사 브랜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4년 창업한 여성 의류 쇼핑몰 ‘코우리’는 아예 ‘메이드 인 서울(Made in Seoul)’을 상품 콘셉트로 잡았다. 서울에서 의류 디자인과 생산을 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 회사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최근 영문 쇼핑몰도 열었다.
오정근 코우리 대표는 “우수한 봉제 기술로 만든 자연스러운 스타일의 국내 의류 제품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한류 바람과 맞물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한 브랜드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 선보이는 ‘소잉마스터’
의류뿐 아니라 봉제업계에서도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봉제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어감을 탈피하기 위해 ‘소잉마스터(봉제전문가)’라는 용어도 만들었다.
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 회장(데님647 대표)은 중장년 남성을 위한 맞춤 청바지 ‘데님647’을 선보였다. 30년 넘게 청바지를 만든 경험을 살려 개인의 체형에 맞춘 청바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들도 맞춤형 청바지 고객이다. 차 회장은 “1970~1980년대 청바지를 처음으로 입기 시작한 세대가 이제는 50~60대가 됐다”며 “배가 나오고 체형이 달라진 아저씨를 위한 브랜드 청바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30년 넘게 봉제산업에 종사해온 우병오 낙산패션 대표는 지난해 ‘창신사’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2015년 브랜드 점퍼 제작을 위해 찾아온 이학림 디자이너 등과 손잡았다. 단순 임가공 수준을 넘어서 “동대문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창신사 브랜드는 우 대표가 봉제업을 시작한 서울 창신동에서 이름을 따왔다. 창신사 제품은 일본 쇼핑몰 라쿠텐 등에서 팔린다.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는 매년 패션쇼를 열어 국내 봉제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2006년 ‘수다공방 패션쇼’로 시작해 2010년부터 ‘대한민국 명품봉제 페스티벌’로 거듭났다. 국내 봉제 기술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봉제산업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