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의 한 장면.  /KBS W 제공
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의 한 장면. /KBS W 제공
배우 김현중(사진)이 KBS W 새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재기에 나섰다. 김현중은 2014년부터 전 여자친구와 임신·폭행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친자 확인 소송 등 법적 다툼을 이어왔다. 1심과 2심에서 승소했지만 아이가 친자로 밝혀지면서 김현중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4년 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낸 김현중은 지난 23일 국내 복귀를 알리는 제작발표회에서 그간의 논란을 사과하고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와 멈춰진 시간 안으로 들어온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시간을 뛰어넘은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김현중은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시간을 멈추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문준우를 연기한다. 밝고 씩씩한 여주인공 김선아 캐릭터는 데뷔 8년 만에 처음 주연에 도전하는 안지현이 맡았다.

24일 방송된 첫 회에서 김현중은 긴 대사를 소화하는 대신 손가락을 튕겨 시간을 멈추고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대사보다 말과 눈빛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강조했고, 그 능력을 자신이 아니라 평화와 정의를 위해 쓴다는 것을 보여야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현중의 연기력이 드라마 제목처럼 멈췄다고 혹평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김현중이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았는데도 캐릭터를 연구한 흔적도 보이지 않고 강렬함 대신 어색함을 남겼다는 평가였다.

반면 팬들은 문준우 캐릭터와 김현중의 싱크로율이 100%라며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로맨스에 걸맞은 외모는 물론 무심한 듯 잘 챙겨주는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했다는 반응이다. 또 2회에서는 첫 회보다 연기가 나아졌다며 로맨스 요소가 부각되면 어색함은 없어질 것이라고 옹호했다.

김현중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이 작품 하나로 이렇다 할 연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지난 3개월간 충분히 연구했다”며 “내면적인 성숙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해외 시장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 일본·중국·남미 등에 김현중의 팬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싸늘한 반응과 달리 해외 팬들은 그에게 여전히 뜨거웠다. 김현중은 지난해부터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남미와 일본, 홍콩 등 7개국 8개 도시에서 월드 투어를 펼쳤다. 콘서트 티켓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지난해 발매한 싱글 앨범도 현지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한류 스타로서 인기를 재확인했다.

이번 드라마가 일본·중국·홍콩 등 아시아와 북미·중남미, 유럽 등 88개국에 송출하는 KBS W에 편성된 것은 이 때문이다. 김현중이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