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브레인' DLI, 행시출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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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 이상묵 삼성생명 부사장, 이승재 삼성화재 부사장은 방 대표의 뒤를 잇는 공무원 출신 ‘삼성맨’이다. 기재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들은 뛰어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에도 외교통상부에서 공직 생활을 한 권계현 중국총괄 부사장과 김원경 글로벌협력팀 부사장 등 고위 관료 출신이 여럿 있다.
SK에서도 관가 출신들이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기재부 출신인 차진석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부사장)은 2000년 SK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합류한 뒤 줄곧 재무와 구조조정 등을 맡았다. 금융위원회 핵심 요직인 금융정책과장을 지낸 박영춘 SK수펙스추구협의회 CR팀장(부사장)은 2009년 SK그룹에 스카우트된 뒤 10년째 SK 배지를 달고 있다.
두산은 아예 그룹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디엘아이(DLI)를 행정고시 출신으로 채웠다. 2010년 영입한 문홍성 사장에 이어 최근 김정관 전 기재부 부총리 정책보좌실장을 부사장으로 뽑았다.
고위공무원 출신은 금융권에도 많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999년까지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개발과장(기술고시 21회)으로 일하다 이듬해 다우그룹으로 옮겼다. 다우 계열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을 ‘알짜 회사’로 키운 데 힘입어 올초 금투협 회장으로 선임됐다. 전병조 KB증권 사장과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도 기재부에서 일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위공무원 출신의 가장 큰 강점은 시야가 넓고 다방면에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것”이라며 “성공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 만큼 고위공무원들의 민간행(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