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 조선업 '빅3'의 일감 수주도 늘고 있지만 곧 발표될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조선업 특성상 당장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28일 조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3분기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적자를 이어가고,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과 달리 이들의 3분기 손익은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선 현대중공업의 경우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이하 에프앤가이드 기준)는 매출액 3조1천349억원에 527억원 영업손실이다.

3분기에도 적자가 나면 4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주잔고 부족이 매출 감소로 연결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건조 선가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또 "전 분기 대비 영업손익 개선은 대부분 일회성 비용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분기에 발생했던 희망퇴직 관련 위로금,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등 3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3분기에는 1천억원 이하로 줄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는 것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손실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178억원 적자를 예상하면서 "수주 잔고 증가에 따른 본격적인 매출 성장은 4분기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3분기 조선업계 실적도 부진할 듯…현대·삼성重 적자행진 예상
삼성중공업의 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2천761억원과 영업손실 578억원으로, 역시 2분기째 적자 행진이 예상되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박 수주량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고, 선가도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철강 가격 인상 폭도 높다는 점에서 영업이익률 개선 폭은 다소 더디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대우조선해양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조1천998억원, 영업이익 1천369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과 달리 2014∼2016년 일감을 수주한 덕에 흑자를 내고 있다.

관측대로 3분기에도 흑자를 낸다면 3분기 연속 흑자다.

황어연 연구원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1천957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하며 "1분기 7척의 LNG 운반선 인도로 1천225억원, 2분기 5척 인도로 1천693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며 "3분기에는 8척의 LNG 운반선 인도가 예정돼 있어 상반기에 이은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부진 속에서도 시황 개선에 힘입은 실적 상승의 기대는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중순 낸 보고서에서 "LNG선과 LPG선, 컨테이너선 등 한국 조선소가 경쟁 우위인 선종의 발주가 늘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주요 조선소가 다수의 경험을 가진 부유식생산설비(FPSO)의 발주도 2019년과 2020년에 늘어날 전망이어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