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피츠버그 한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한 뒤 한 남성이 경찰의 인도를 받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피츠버그 한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한 뒤 한 남성이 경찰의 인도를 받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께 피츠버그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 시너고그에서 발생했다.

총격범은 피츠버그 주민인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46)로 확인했다. 범인은 여러 총을 들고 예배당 내부로 들어가 유대인을 비난하는 말을 쏟아내며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총격범이 건물로 걸어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고 피츠버그 지역 매체 'KDKA'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총격범은 시너고그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유대인을 증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께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 시너고그에서는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었다. 희생자는 모두 성인이라고 피츠버그 당국은 밝혔다.

총격범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범인은 극우 인사들이 많이 쓰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에 '로버트 바우어스' 계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이 올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츠버그시의 웬델 히스리치 공공안전국장은 기자들에게 "사건 현장은 매우 끔찍하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최악의 광경"이라고 말했다.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하자, 미국의 다른 유대인 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 등 주요 도시의 시너고그 등에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ADL에 따르면 미국 내 반유대주의 범죄는 2016년 1267건에서 지난해 1986건으로 57% 급증했다.

미국의 최대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유대인들이 안식일 예배 도중에 표적이 됐다"면서 "미국 역사상 유대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