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비관론 고개드는 韓 증시…투자심리가 변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경제는 심리다.’ 이제 이 표현은 진부하다 할 정도로 오래됐고 보편화됐다. 하지만 모든 경제활동에서 심리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특히 증권시장이 그렇다. 최근 월가에서는 경기와 투자자 심리 간 관계를 주목해 증시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왔던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워런 버핏이 가장 신뢰한다고 해서 ‘소로스·버핏 가설’로도 불리는 이 가설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어떤 국가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주가는 실제 경제 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 경기 침체로 투자자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려 보유 주식을 대거 내다팔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로 본다면 2016년 9월 이전까지 기간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 사이에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투자심리도 점차 ‘낙관’ 쪽으로 옮겨오면서 주가 상승 속도가 경제 여건 개선 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상승기를 맞는다. 코스피지수가 2016년 9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2500선에 바짝 다가섰던 작년 초까지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낙관 쪽으로 몰렸던 투자자의 쏠림 현상이 흐트러져 1차 조정국면을 맞게 된다.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 이 기간은 1개월 이상 길어지지 않지만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국정 혼란이 겹치면서 4개월 이상 길어졌다.
이때 경기가 뒤따라 오느냐가 중요하다. 경기가 받쳐주면 투자자 심리가 재차 낙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1차 상승기보다 더 오르는 2차 대상승기를 맞게 된다. 작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 혼란이 해소되고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됨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넘어서면서 올해 상반기 내내 대세 상승론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한동안 낙관 쪽으로 쏠렸던 투자자 심리가 어느 순간 거품 우려가 높아지면서 재조정 국면을 맞는다. 이때 경기와 기업 실적이 뒤따라오면 3차 소상승기에 들어간다. 반대로 악화되면 투자자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경제 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 조정 국면을 맞는다.
현재 한국 증시는 ‘더 깊은 나락(Ice age)’으로 빠지느냐와 ‘또 다른 기회(Ice breaking)’를 만들어내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관건은 국내 경기와 외국인 자금의 향방이다. 일부 예측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5% 내외까지 내려 잡고 있다. 국내 기업 실적 전망도 어둡다. 지난 3분기부터는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선발기업의 실적마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끝없는 미·중 간 무역마찰, 유럽 통합 재균열,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 남북한 관계 교착, 소득주도성장 논쟁,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 대책 등 당면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패닉 상태를 보이는 주식 투자자의 심리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기관투자가의 증시 안정 역할을 제고하고 증권사의 이기주의 행동을 자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와 도덕적 설득도 필요하다. 강남 등 수도권 집값 잡기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리 인상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기 부양책도 필요하다. 예측기관과 정책 수용층인 국민이 침체 국면에 빠졌다고 공감하는데 정책당국이 여전히 회복 국면이라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아직 여유가 있는 재정을 활용해 단기 부양책을 내놓고 감세,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경제하고자 하는 의욕을 고취해야 할 때다.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제도 내놓아야 한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이 흐트러지고 있는 만큼 국가 투자설명회(IR) 활동도 시급하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짜 새벽(false dawn)’ 경계론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줘야 한다. 가짜 새벽이란 궁지에 몰린 경제 각료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목표와 관련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놓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과 국민, 주식 투자자도 우리 경제와 증시를 살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공선 정신(pro bono publico)’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이분법적인 시각(보수와 진보 혹은 우파와 좌파)에서 어려울 때 더 어렵게 보는 ‘미네르바 신드롬’과 잘못된 정보를 전파시키는 ‘인포데믹’ 현상을 법적 장치를 동원해서라도 근절해 나가야 할 때다.
워런 버핏이 가장 신뢰한다고 해서 ‘소로스·버핏 가설’로도 불리는 이 가설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어떤 국가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주가는 실제 경제 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 경기 침체로 투자자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려 보유 주식을 대거 내다팔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로 본다면 2016년 9월 이전까지 기간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 사이에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투자심리도 점차 ‘낙관’ 쪽으로 옮겨오면서 주가 상승 속도가 경제 여건 개선 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상승기를 맞는다. 코스피지수가 2016년 9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2500선에 바짝 다가섰던 작년 초까지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낙관 쪽으로 몰렸던 투자자의 쏠림 현상이 흐트러져 1차 조정국면을 맞게 된다.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 이 기간은 1개월 이상 길어지지 않지만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국정 혼란이 겹치면서 4개월 이상 길어졌다.
이때 경기가 뒤따라 오느냐가 중요하다. 경기가 받쳐주면 투자자 심리가 재차 낙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1차 상승기보다 더 오르는 2차 대상승기를 맞게 된다. 작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 혼란이 해소되고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됨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넘어서면서 올해 상반기 내내 대세 상승론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한동안 낙관 쪽으로 쏠렸던 투자자 심리가 어느 순간 거품 우려가 높아지면서 재조정 국면을 맞는다. 이때 경기와 기업 실적이 뒤따라오면 3차 소상승기에 들어간다. 반대로 악화되면 투자자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경제 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 조정 국면을 맞는다.
현재 한국 증시는 ‘더 깊은 나락(Ice age)’으로 빠지느냐와 ‘또 다른 기회(Ice breaking)’를 만들어내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관건은 국내 경기와 외국인 자금의 향방이다. 일부 예측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5% 내외까지 내려 잡고 있다. 국내 기업 실적 전망도 어둡다. 지난 3분기부터는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선발기업의 실적마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끝없는 미·중 간 무역마찰, 유럽 통합 재균열,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 남북한 관계 교착, 소득주도성장 논쟁,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 대책 등 당면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패닉 상태를 보이는 주식 투자자의 심리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기관투자가의 증시 안정 역할을 제고하고 증권사의 이기주의 행동을 자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와 도덕적 설득도 필요하다. 강남 등 수도권 집값 잡기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리 인상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기 부양책도 필요하다. 예측기관과 정책 수용층인 국민이 침체 국면에 빠졌다고 공감하는데 정책당국이 여전히 회복 국면이라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아직 여유가 있는 재정을 활용해 단기 부양책을 내놓고 감세,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경제하고자 하는 의욕을 고취해야 할 때다.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제도 내놓아야 한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이 흐트러지고 있는 만큼 국가 투자설명회(IR) 활동도 시급하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짜 새벽(false dawn)’ 경계론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줘야 한다. 가짜 새벽이란 궁지에 몰린 경제 각료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목표와 관련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놓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과 국민, 주식 투자자도 우리 경제와 증시를 살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공선 정신(pro bono publico)’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이분법적인 시각(보수와 진보 혹은 우파와 좌파)에서 어려울 때 더 어렵게 보는 ‘미네르바 신드롬’과 잘못된 정보를 전파시키는 ‘인포데믹’ 현상을 법적 장치를 동원해서라도 근절해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