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8타 차 뒤집은 박결, 데뷔 4년 만에 첫승 '드라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박결(22·사진)은 같은 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여기에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외모 덕분에 순식간에 팬이 늘었다. 탄탄대로가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했다.

높은 관심은 박결에게 되레 독이 됐다. 데뷔 해인 2015년 준우승만 두 번 하더니 올해까지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총 여섯 번의 준우승, 우승은 없었다. 응원은 점점 악성 댓글로 변했다. 언론 인터뷰를 피할 정도로 자신감은 바닥을 쳤다.

롤러코스터 같던 그의 인생처럼 첫 우승 역시 ‘드라마틱’했다. 28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파72·664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 서울경제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박결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집중력으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 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그는 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했다. 3라운드까지 8언더파 선두 최혜용(28)에게 한참 뒤진 공동 10위였던 그는 마지막 날 무려 8타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박결은 “신인 때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우승하지 못해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며 “특히 데뷔 동기들이 모두 우승하는 걸 보면서 더 힘들었지만 이번에 꿈에 바라던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승과 3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꾸준히 톱10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결은 이날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채 김민선(23)과 공동 선두 상태에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김민선이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지면서 박결의 우승이 확정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