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쳐 천만다행"…무사 귀국한 사이판 관광객들 안도의 한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이판·괌에서 민항기 2대 도착…"무서워 한숨도 못 잤다"
내일 민항기 4대 사이판에서 인천으로…귀국 마무리될 듯 "혈압과 당뇨병이 있는데 약이 떨어져서 혼났어요.", "다친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입니다."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태풍 '위투' 때문에 사이판에서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장을 통해 들어섰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이판에서 발이 묶여 제때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은 1천6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편성한 임시 여객기를 통해 귀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 제주·티웨이항공은 괌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관광객들을 나른다.
정부는 사이판 공항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을 고려해 관광객들을 괌으로 이동시킨 후 괌에서 항공기를 타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나·제주항공 비행기를 이용한 400여 명이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인천에 도착한 데 이어 티웨이항공 비행기는 자정께 도착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항공편을 이용한 입국자 중에는 외국인도 섞여 있어 귀국한 우리 국민이 몇 명인지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공항 입국장에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훨씬 전부터 가족의 입국을 기다리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환갑을 맞은 아내와 두 딸이 사이판으로 여행을 떠난 사이 일 때문에 집에 남은 이모(62)씨는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연신 항공기 도착 시간을 알리는 화면을 바라봤다.
이씨는 "가족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연락했는데 정전되고 물과 식량도 부족하다는 말에 걱정돼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다친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윽고 아내와 딸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오자 이씨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가족을 맞았다.
이씨는 "다시 만나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뻐했고, 이씨 아내도 "가슴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커다란 여행가방을 손에 끌고 지친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관광객들은 태풍으로 현지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털어놨다.
고된 일정에도 활기찬 아이들과 대조적으로 어른들은 하나같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몇몇은 취재진을 피해 급하게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 달 전부터 계획해 13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부부가 여행을 떠났던 박모(41)씨는 "사이판에 도착하자마자 태풍이 와서 관광도 하지 못하고 리조트에만 있다가 왔다"며 "길에 있는 전봇대가 다 무너지고 지붕이 날아간 집도 있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유모(80)씨는 "혈압과 당뇨병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데 여유분을 가져갔지만 떨어져서 혼났다"며 "무서워서 밤새 한숨도 못 잤다.
엘리베이터가 안 돼 5층까지 오르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항공사와 정부의 대처에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는 관광객도 있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남편과 여행을 떠났던 배 모(39) 씨는 "항공사에서 제대로 연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작위로 연락해 불만이 많다"고 했다.
또 "정부 대응에 불만은 없지만, 군용기를 타기까지 심사가 까다로웠다.
심사에 4∼5시간이 걸렸는데, 아기 기저귀와 우유가 모두 떨어진 상태라 힘겨웠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29일에도 군 수송기로 사이판에서 괌으로 우리 관광객을 수송할 계획이며, 한국의 여객기 총 4편이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관광객들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29일까지 대부분의 관광객이 귀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내일 민항기 4대 사이판에서 인천으로…귀국 마무리될 듯 "혈압과 당뇨병이 있는데 약이 떨어져서 혼났어요.", "다친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입니다."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태풍 '위투' 때문에 사이판에서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장을 통해 들어섰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이판에서 발이 묶여 제때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은 1천6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편성한 임시 여객기를 통해 귀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 제주·티웨이항공은 괌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관광객들을 나른다.
정부는 사이판 공항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을 고려해 관광객들을 괌으로 이동시킨 후 괌에서 항공기를 타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나·제주항공 비행기를 이용한 400여 명이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인천에 도착한 데 이어 티웨이항공 비행기는 자정께 도착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항공편을 이용한 입국자 중에는 외국인도 섞여 있어 귀국한 우리 국민이 몇 명인지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공항 입국장에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훨씬 전부터 가족의 입국을 기다리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환갑을 맞은 아내와 두 딸이 사이판으로 여행을 떠난 사이 일 때문에 집에 남은 이모(62)씨는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연신 항공기 도착 시간을 알리는 화면을 바라봤다.
이씨는 "가족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연락했는데 정전되고 물과 식량도 부족하다는 말에 걱정돼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다친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윽고 아내와 딸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오자 이씨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가족을 맞았다.
이씨는 "다시 만나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뻐했고, 이씨 아내도 "가슴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커다란 여행가방을 손에 끌고 지친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관광객들은 태풍으로 현지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털어놨다.
고된 일정에도 활기찬 아이들과 대조적으로 어른들은 하나같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몇몇은 취재진을 피해 급하게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 달 전부터 계획해 13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부부가 여행을 떠났던 박모(41)씨는 "사이판에 도착하자마자 태풍이 와서 관광도 하지 못하고 리조트에만 있다가 왔다"며 "길에 있는 전봇대가 다 무너지고 지붕이 날아간 집도 있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유모(80)씨는 "혈압과 당뇨병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데 여유분을 가져갔지만 떨어져서 혼났다"며 "무서워서 밤새 한숨도 못 잤다.
엘리베이터가 안 돼 5층까지 오르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항공사와 정부의 대처에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는 관광객도 있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남편과 여행을 떠났던 배 모(39) 씨는 "항공사에서 제대로 연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작위로 연락해 불만이 많다"고 했다.
또 "정부 대응에 불만은 없지만, 군용기를 타기까지 심사가 까다로웠다.
심사에 4∼5시간이 걸렸는데, 아기 기저귀와 우유가 모두 떨어진 상태라 힘겨웠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29일에도 군 수송기로 사이판에서 괌으로 우리 관광객을 수송할 계획이며, 한국의 여객기 총 4편이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관광객들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29일까지 대부분의 관광객이 귀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