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임 상임위인 운영·정보·여성위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별도 감사
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여야는 20일간의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 비준과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전방위로 충돌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등 13개 상임위원회에서 일제히 종합감사를 열어 앞선 국감 기간 미흡하게 다룬 분야를 재점검했다.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감사에서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부속합의서가 국회 동의 없이 비준된 데 대해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기본 선행합의인 4·27 판문점선언의 효력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속합의의 효력을 확정하는 건 마차를 말 앞에 두는 꼴"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도 "판문점선언은 원론적이고, 더 구체적인 것은 이 두 문건(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에 들어있는데, 비준을 해야 한다면 더 구체화된 내용을 국회 비준·동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분단상황 속에서 남남갈등, 진영갈등으로 국력을 계속 허비해나갈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는 비생산적 논의를 중단하고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평양공동선언의 경우 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률에 따른 국회의 비준동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비준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와 대법원, 법제처 등에 대한 법사위의 종합감사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 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무작위로 사건을 배당하면 사법농단 사건으로 조사·수사를 받은 판사에게 사건이 돌아갈 수 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외부세력에 의해 재판부 구성이 이뤄진다면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정인이 (재판부를) 지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법사위 감사에서는 여야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서 비준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놓고도 충돌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가 법적 근거 없이 효력을 갖게 됐다"며 "법제처를 사이비 변호사 사무실로 전락시킨 김외숙 법제처장이 그 자리에 있는 한 국민은 법제처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한국당이 비준동의를 요청한 판문점선언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면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해서는 '왜 국회 동의를 요청하지 않느냐'고 말한다"며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외숙 법제처장은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에 법률적인 문제가 없다"며 "남북관계 발전법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가 됐다"고 답했다.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한국당은 "실패한 정책이니 간판을 내려라"(나경원 의원), "소득 격차도 더 벌어지는 데다 성장도 가져오지 못하는 정책"(엄용수 의원)이라며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불평등 완화 정책은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서형수 의원), "유독 소득주도성장에 흠집을 내며 정치적 공세를 한다"(윤후덕 의원)라며 반박했다.

비인가 재정정보 무단 유출 논란의 당사자인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재정정보원 관계자에게 보안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국감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일도 있었다.
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행정안전위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촉발된 공공기관의 고용세습·채용비리 의혹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공기업에 친인척이 있어 짬짜미로 들어가고 그런 상태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공공기관에 들어가려고 노량진 학원가에서 전전긍긍하는 40만명 공시생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도 "정부는 지난 5년간 채용 전반에 걸쳐 공공기관 등을 특별 점검했고, 대상기관 97%가 채용과 관련해 지적을 받았다"며 "적발 결과로 보면 공공기관 채용 관리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고용세습 의혹 등을 밝혀낼 국정조사를 조속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고용세습·채용특혜 의혹과 단기일자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또,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추진 중인 남북철도 연결 사업을 둘러싸고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강조하는 여당과 연내로 예정된 착공식을 비핵화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감사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으며, 산업부 산하 일부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재직자 친인척이 포함된 것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오후 국감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 최근 논란이 된 연구법인 분리와 한국 철수설 등에 대해 설명했다.
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종합감사에서는 구글이 한국 이용자의 위치 정보를 무단 수집한 것과 관련,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를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또, 여야는 이날 국감을 앞두고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돌연 사퇴한 것을 두고도 일제히 비판했다.

이밖에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는 문재인 케어와 국민연금 개편안이 도마 위에 올랐고, 교육부에 대한 교육위 감사에서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여전히 추궁 대상이었다.

환경노동위의 환경부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실내 라돈 규제, 가습기 살균제 후속 대처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나 장관 교체를 앞둔 가운데, 김은경 장관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25일에 이어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박천규 환경부 차관이 대신 출석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등 3개 겸임 상임위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별도의 일정으로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