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천만원이하 주택임대소득도 궁극적으로는 종합과세해야"…방향 제시
"노동이사제는 법 개정 대기 중…공공부문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 이달 논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이자나 배당금 등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전체적인 방향에 동의한다"며 "정부도 이자 소득이나 배당 소득, 주식 양도차익, 부동산 보유세 이런 것들(에 대한 과세)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의 상속세와 증여세 실효세율이 17% 수준에 그쳐 정비가 필요하다고 심 의원이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당장 자료를 들고 있지 않아서) 실효세율은 숫자를 봐야 하지만 (중략)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에는 틀림이 없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자산 불평등이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여러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과세강화를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자산 형성 과정이 공정하고 나름대로 적법한 그런 것에 대해서까지 우리가 너무 나가면 안 된다"고 과세강화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기준을 제시했다.
김동연 "이자·배당소득과세 단계적↑…자산소득 과세강화 방향"
김 부총리는 연간 2천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도 궁극적으로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종합과세를 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부는 올해까지는 비과세인 연간 2천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을 내년부터는 분리 과세하는데 장기적으로는 종합과세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연 2천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도 종합과세를 해야 한다는 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지적에 "궁극적으로 그런 방향이다"라며 "원칙적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2천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분리 과세를 하는 것이 "그런 과정(종합과세)으로 가는 단계적인 방향"이라며 개인별 임대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 등을 도입한 것이 종합과세로 나가기 위한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이런 발언이 정책의 방향성에 관한 것이며 내년부터 연 2천만원 이하의 주택임대 소득에 대한 분리 과세가 이뤄지니 이를 시행하면서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의 질의를 받고 부연했다.
김동연 "이자·배당소득과세 단계적↑…자산소득 과세강화 방향"
김 부총리는 주택임대사업자에 세제 혜택을 더 줄이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최근 정부가 발의한 부동산 관련 세법 개정안이 임대사업자에 대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취득세 특례 등에서 지나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담고 있다고 비판하고서 다음 달 조세소위원회에서 이를 축소하는 방안에 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부총리는 주택임대사업자 세제에 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9·13 (부동산) 대책에서 일부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축소했는데 전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노동이사제를 올해 연말까지 국정과제로 도입하게 돼 있음에도 공공부문에서의 추진이 미진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지적에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조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으며 법 개정 전에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이달 중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