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에 매출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세’가 세계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지털세는 기업소득에 부과하는 법인세와 달리 디지털 서비스 매출에 물리는 세금으로, 유럽연합(EU)이 도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WSJ에 따르면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 멕시코, 칠레 등 수십 개국이 디지털세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T기업 특성상 국경을 넘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 거주지와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이 달라 조세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지금은 프랑스인들이 구글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아일랜드에 구글 자회사가 있어 수익에 과세할 수 없으나 앞으로 유럽에서 올린 매출의 일정 비율을 디지털세로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

EU는 지난 3월 디지털세 관련 법안을 공개한 뒤 2020년 도입을 목표로 세부 조항을 조율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이 연 7억5000만유로, EU 내 매출이 연 5000만유로를 초과한 IT기업이 대상이다. 세율은 역내 매출의 3%다. EU는 연 50억유로의 세금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