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발표에도 지수 30%↓…또 효과없는 정부 대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위, 시장 긴급점검
금융당국-국민연금 '엇박자'
연기금 이달 1000억 순매도
금융당국-국민연금 '엇박자'
연기금 이달 1000억 순매도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코스닥을 중심으로 투자하겠습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연초 예고한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펀드 운용을 11월 초로 앞당기고, 2000억원 규모의 유관기관 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떨어질 이유가 없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사장단까지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거들었지만 시장은 투매로 답했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1.53% 떨어지며 1년10개월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5.03% 폭락했다. 금융당국의 안정화 대책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외국인이 연일 쏟아내고 있는 한국 주식을 받아줄 수 있는 ‘증시 버팀목’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는 게 시장 반응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금융당국이 유관기관 자금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구시대 정책을 다시 꺼내들면서 연기금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며 “연기금과의 소통이 정치적인 부담 등의 이유로 단절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촉발된 10월 급락장에서 한국 증시는 구조적인 수급 취약점을 노출했다. 외국인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주식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를 받아주는 투자 주체가 한 곳도 없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유독 많이 떨어진 이유가 여기 있다.
국민연금은 뒷짐지고 있다. 연기금은 이달 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브렉시트 공포’가 엄습했던 2016년 6월에는 5000억원 가까이 쓸어담으면서 시장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저가 매수를 노리던 개인들도 공포에 질려 최근 나흘 동안 1조원가량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금융당국과 국민연금의 엇박자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1월 연기금의 투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히려 내년 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21%에서 18%까지 줄이겠다고 지난 5월 말 발표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작년 말 21.0%(130조427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이미 19.4%(123조3750억원)까지 줄었다.
추경호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연기금 등 공적자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처럼 신호를 줬지만 국민연금은 슬그머니 투자금액을 줄였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코스닥벤처펀드 등에 돈을 넣은 투자자만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진형/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연초 예고한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펀드 운용을 11월 초로 앞당기고, 2000억원 규모의 유관기관 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떨어질 이유가 없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사장단까지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거들었지만 시장은 투매로 답했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1.53% 떨어지며 1년10개월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5.03% 폭락했다. 금융당국의 안정화 대책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외국인이 연일 쏟아내고 있는 한국 주식을 받아줄 수 있는 ‘증시 버팀목’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는 게 시장 반응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금융당국이 유관기관 자금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구시대 정책을 다시 꺼내들면서 연기금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며 “연기금과의 소통이 정치적인 부담 등의 이유로 단절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촉발된 10월 급락장에서 한국 증시는 구조적인 수급 취약점을 노출했다. 외국인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주식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를 받아주는 투자 주체가 한 곳도 없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유독 많이 떨어진 이유가 여기 있다.
국민연금은 뒷짐지고 있다. 연기금은 이달 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브렉시트 공포’가 엄습했던 2016년 6월에는 5000억원 가까이 쓸어담으면서 시장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저가 매수를 노리던 개인들도 공포에 질려 최근 나흘 동안 1조원가량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금융당국과 국민연금의 엇박자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1월 연기금의 투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히려 내년 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21%에서 18%까지 줄이겠다고 지난 5월 말 발표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작년 말 21.0%(130조427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이미 19.4%(123조3750억원)까지 줄었다.
추경호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연기금 등 공적자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처럼 신호를 줬지만 국민연금은 슬그머니 투자금액을 줄였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코스닥벤처펀드 등에 돈을 넣은 투자자만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진형/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