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인 메리 바라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끊이지 않는 ‘한국 철수설’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바라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GM이 경영 정상화 길목에 다시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수說' 진화나선 美 GM…메리 바라 회장 "곧 방한"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바라 회장은 임한택 노조위원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조만간 한국GM 사업장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조가 지난 23일 바라 회장에게 한국GM 연구개발(R&D)법인 분리의 부당성 등을 담은 서신을 보낸 데 대한 답신에서 방한 의사를 전한 것이다. GM CEO의 한국 방문은 2002년 당시 대우자동차 인수 과정에서 잭 스미스 회장이 온 게 마지막이다.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사진)은 한국GM 노동조합에 보낸 서신을 통해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담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 설립으로 한국에 대한 GM의 장기적 결속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집중 경영, 투명성 증대, 운영효율 증대 등의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GM이 미래 R&D 업무를 한국에 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법인 분리 전인 다음달 바라 회장이 방문해 담판을 짓길 촉구한다”고 했다.

바라 회장은 2016년 1월 GM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그가 실제로 한국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한 계획이나 일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라 회장이 방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시기와 상관 없이 한국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GM은 지난 4월 한국 정부와 투자 확약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일 때 바라 회장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바라 회장의 방한이 이뤄진다면 최근 R&D 법인 분리를 둘러싸고 또다시 불거진 GM의 ‘한국 철수설’이 사그라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국GM의 R&D 법인 분리를 둘러싼 갈등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GM은 이달 19일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17.02%)의 반발 속에 주주총회를 열어 R&D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측은 주총에서 의결된 사안인 만큼 철회할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노조와 산은은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추가적인 공장 폐쇄나 철수가 없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폐쇄한 군산공장 활용 방안과 관련해선 “재개발이나 이전 등 여러 안을 놓고 관심을 보이는 여러 주체와 협상 중”이라고 했다.

장창민/서민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