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웅 한라산 소주 대표(사진·41)는 30일 서울 중구 무교동 산채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2일 제주 본사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연다며 이같이 밝혔다.
1950년 설립된 한라산 소주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현 대표의 고조 할아버지가 세운 양조장을 현 대표가 이어받아 4대째 계속되고 있는 제주 향토기업이다.
한라산 소주는 이번 신공장 준공으로 제주를 넘어 활동 무대를 전국적으로 넓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공급 부족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어서다.
현 대표는 "이번 신공장 준공으로 일평균 생산량을 15만병에서 25만병으로 약 66%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최첨단 제조설비를 도입해 한라산 소주 특유의 맛을 살리는 주질도 더 향상됐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한라산 매출은 지난해 460억원으로 2014년 395억원에 비해 16% 늘었다. 2016년 300만병이던 제주도 외 유통 물량도 지난해 500만병으로 급증했다.
최근 수도권 지역 20~30대 소비자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도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 대표는 "그동안 제주도 안에서만 주로 판매되던 한라산 소주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서울에서만 월 50만병이 판매되고 있다"며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그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게 이유"라고 밝혔다.
한라산 소주는 최근 홍역을 치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질 검사 결과 한라산 소주 제조용 지하수의 총대장균군과 pH가 기준에 부적했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 대표는 이에 대해 "신공장 준공으로 기존 공장이 멈춘 사이 지하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세균이 일시적으로 번식했던 것"이라며 "이미 식약처로부터 재검사를 받아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주도 내 주류시장 경쟁과 관련해선 제품력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도 안에서는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한라산과 함께 지난해부터 신세계의 제주소주가 경쟁하고 있다.
현 대표는 "물량과 자본으로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며 "기존에 소비자들이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 그리고 희소성 때문에 한라산 소주를 택했던 것인 만큼 이 부분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라산 소주는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공장 내 생산 공정과 제주 근현대사를 경험할 수 있는 명소를 묶는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는 제주도의 관광객을 추가로 유치하고 , 공장이 있는 한림읍의 지역 상권을 부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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