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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개혁이 스페인·이탈리아 車산업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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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 꺼지는 한국 車산업

    문 닫을 뻔했던 르노 바야돌리드 공장
    노사화합 힘입어 '생산성 1위' 환골탈태
    폐쇄 직전까지 몰렸다가 가장 주목받는 공장이 됐다. 생산량은 해마다 늘고, 생산성 조사에서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자동차그룹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얘기다.

    르노그룹은 2000년대 후반 이 공장을 폐쇄하려 했다. 생산성은 매년 떨어졌고, 근로자 임금은 계속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한때 연 20만 대 수준이던 생산량은 7만9474대(2006년)까지 줄었다. 노동조합은 파업을 계속했고 회사 경영진은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버티던 노조가 임금 삭감안을 전격 수용하면서다.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회사는 신차 물량 배정으로 화답했다. 2009년 ‘바야돌리드 대타협’은 이렇게 이뤄졌다. 이후 공장의 생산량은 해마다 늘었다. 지난해 생산량은 25만2398대였다. 바야돌리드 공장은 지난해 세계 148개 자동차공장 가운데 생산성 1위(하버 리포트)에 올랐다.

    스페인 정부와 의회도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제조업체의 매출이 3년 연속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면 직원을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도 위기에 처한 회사는 근로자 동의 없이 단체협약을 바꿀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체협약 체결이 1년 이상 지연되면 정부가 작성한 기초 단체협약서를 노사가 받아들이도록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폭스바겐과 다임러, 포드 등이 잇달아 스페인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세계 8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이탈리아도 노동개혁을 통해 흔들리던 자동차산업을 살려냈다. 이탈리아는 법원이 기업의 경영상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해도 해당 기업이 근로자를 복직시키지 않아도 되는 법을 제정했다. 기업은 12~24개월치 임금만 보상금으로 지급하면 된다. 해고 절차도 간소하게 바꿨다. 결과는 자동차산업 부활이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는 공장 해외 이전을 검토하다 자국 생산량을 늘렸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2년 39만 대에서 지난해 94만 대로 늘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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