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를 30% 절감하지 않으면 거래하지 않겠다.”

우메무라 회장이 전하는 미후네 공장의 생존 비결
5년 전 프레스·용접 2차 협력업체 미후네는 도요타에서 이런 통보를 받았다. 일본 도요타시의 프레스·용접업체 25개 중 20곳은 이 같은 도요타의 원가 절감 압박에 도요타 납품을 포기하거나 도산했다. 미후네는 원가를 절감한 만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해 살아남은 5개 업체 중 하나다. 우메무라 사카시 미후네 회장(사진)은 그 비결에 대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철칙을 지킨 덕분”이라며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작은 것까지도 놓치지 않고 ‘작업의 디테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 동선 중에서 부가가치가 낮다고 판단되는 동작을 모두 없앤 것이다. 도요타시 미후네 공장의 직원들은 작업 중 한 발자국도 움직일 필요가 없다. 작업에 필요한 모든 기계와 재료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생산하는 도중 재료가 떨어져도 작업자는 움직일 필요가 없다. 벨을 누르면 반장이 필요한 재료를 가져다준다. 우메무라 회장은 “재료를 가지러 움직일 시간에 3~4개 더 생산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동률 80%를 지킨다는 원칙도 있다. 설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금형 교체 시간을 대폭 줄였다. 기존엔 금형을 한 번 교체하는 데 30분이 걸렸다. 하루 5번 교체해 150분간 설비가 멈췄다. 우메무라 회장은 “지금은 금형 교체 시간을 6분으로 줄여 하루 11번 금형을 교체해 66분간 설비가 멈춘다”고 말했다. 그는 “금형을 교체하기 전 교체 장비를 순서대로 나열해 놓는 준비만 잘해도 교체 시간이 대폭 줄어 가동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설비마다 실시간 가동률을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설치했다. 한 프레스 장비에 붙어있는 디스플레이에는 빨간불로 ‘생산 목표: 1만4481개, 실적: 1만2129개, 가동률 83.7%’라고 적혀 있었다. 장비가 돌아가면서 실적과 가동률의 숫자는 1초마다 바뀐다.

도요타는 매년 두 번씩 매출의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원가를 절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메무라 회장은 “공정에서 수많은 낭비를 줄이면 충분히 협조 가능한 요구”라며 “어제보다 1개라도 더 생산하겠다는 집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후네는 올해 예상 매출을 작년(350억원)보다 14% 증가한 4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도요타=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