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달리기 선수처럼 날렵한 주행, 가슴 울리는 배기음…질주본능 자극
처음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배기음이었다. 어떤 차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울림. 시동만 걸어도 가슴이 먼저 두근거렸다.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이다. 콰트로포르테는 배기음만으로도 이미 80점을 따고 들어갔다.

디자인은 두말할 것 없다. 곡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외관 디자인이 유려했다. 곳곳에 과하지 않은 캐릭터 라인을 넣어 입체감을 줬다.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 자리 잡은 마세라티의 상징 ‘삼지창’ 엠블럼은 강렬함을 더했다. 옆모습은 특히 더 매력적이었다. 쿠페 스타일의 날렵함이 잘 빚어놓은 도자기를 떠올리게 했다. 어긋나거나 조화롭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차량 후면부에 날려 적어놓은 듯한 마세라티의 브랜드명마저 멋스러웠다.

내부 디자인은 크게 눈에 띌 만한 요소는 없었다. 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차량 가격을 생각하면 되레 아쉬움이 남았다. 독일 3사 경쟁 모델과 비교해 어떤 ‘감성’을 담았는지도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강렬한 빨간색 시트 색상은 인상적이었다. 빨간색이라도 다 같은 빨간색이 아니란 느낌을 줬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에 발을 얹으면 더 강렬한 배기음이 귓전을 때린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옛 속담은 마세라티엔 적용되지 않았다. 배기음만큼이나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페달을 밟는 대로 지체 없이 치고 나갔다. 몸과 차량이 하나가 된 듯했다. 뒤뚱거리거나 꿀렁거리지 않았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100m 달리기 선수 같은 차였다.

콰트로포르테 GTS에 탑재된 3.8L 8기통 가솔린 엔진은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있는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생산된다. 마세라티와 페라리는 이 엔진을 공동 개발했다. 최고 출력은 530마력, 최대 토크는 66.3㎏·m. 일반 중형 세단보다 세 배 이상 힘이 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7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0㎞다.

곡선 주행도 안정적이다. 굽이진 산길을 오르내리는 주행 코스에서도 차체의 중심이 낮게 설정돼 흔들림이 없었다. 핸들링도 날카로웠다.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산길까지 고루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L당 5.8㎞. 콰트로포르테 GTS의 공인 복합연비는 6.6㎞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