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43만원, 온라인 최저가 36만원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라이카스러운' 디자인
인스탁스 필름 사용…차이 없는 화질 아쉬워
라이카는 10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누구나 써보고 싶지만 아무나 쓸 수 없어 '꿈의 카메라'로 불린다. 그런 라이카가 즉석 카메라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에 카메라 렌즈 5개가 달리는 요즘같은 시대에 말이다.
제품명은 소포트(sofort). 소포트는 독일어로 지금, 즉시, 즉석에서를 뜻한다. 말 그대로 '바로 찍어 뽑을 수 있는 즉석 카메라'를 의미한다. 출고가는 43만원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36만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비슷한 스펙의 타사 제품과 비교해 5배 가량 비싸다. 즉석 카메라도 라이카다운 가격이다.
전체적인 크기는 성인 남성이 잡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다. 필름 크기에 따른 당연한 결과지만 휴대성이 떨어지는 건 아쉽다. 완성도는 우수하다. 플라스틱 같은 재질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만큼 무게가 가벼워졌다. 전면에는 뷰파인더, 플래쉬, 초점거리 변환링 등이 있다. 렌즈의 테두리를 돌리면 렌즈 초점을 0.6~3m, 3m~무한대로 바꿀 수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부분이다.
후면에는 총 5개의 버튼이 있는데 위에서 부터 ▲전원 ▲모드설정 ▲플래쉬 ▲타이머 ▲밝기가 있다. 모드는 총 8개로 매크로·전구·자동·자체 타이머·파티 및 인물·스포츠 및 움직임·이중 노출·셀피 등이 있다. 상황에 맞게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활용도는 높지 않았다. 일주일 간 2팩(30장)의 필름을 사용했는데 플래쉬 말고는 사용할 일이 없었다.
셔터속도는 1/8에서 1/400까지 제공했으며 기계 셔터를 적용해 소리와 움직임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났다. 뷰파인더는 시차보정이 가능한 0.37 배율로 구도를 잡는데 편리했다. 다만 뷰파인더로 보는 화면과 렌즈로 기록되는 장면이 달라 시차가 발생했다. 가까운 물체를 찍을 때 피사체가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노출은 ±0.7스탑까지 지원해 밝기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역광에서 밝기를 올리는 식이다. 내장 플래쉬의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자동 모드로 촬영할 경우 알아서 플래쉬가 작동돼 편리했다. 하지만 광량이 크지 않아 피사체는 밝고 배경은 어두운 '동굴현상'은 피할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일반적인 즉석 카메라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준이었다. 라이카가 만들고 설계한 만큼 기대가 컸지만 인스탁스 필름을 사용하는 만큼 '인스탁스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 이었다. 한 블로거는 선예도가 뛰어나다고 평가했지만 눈을 씻고 비교해봐도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라이카 소포트는 아이러니하게도 화질을 기대하고 구입할 카메라는 아닌 것 같다. 즉석 카메라를 사고 싶다면 저렴한 금액의 다른 제품을 추천할 정도다. 소포트 살 돈으로 필름을 더 사는게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라이카라는 이름을 소유하고 싶다면 소포트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910만원 짜리 M10-D을 살 수 없으니 소포트로 만족할 수 밖에. 소포트는 라이카가 만든 첫 번째 즉석 카메라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명품 카메라'. 소포트에 대한 가장 명쾌한 설명이 아닐까.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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