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주가 급락, 부동산 하락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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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 붕괴…심리 위축 불가피
"외환·금융위기 수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외환·금융위기 수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코스피지수가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추락하자 주가하락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주가 하락 자체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충격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가 하락은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신호여서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비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수요가 위축되면 부동산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22개월 만에 2000 붕괴
국내 증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로 마감했다. 장 초반 2030선까지 회복했으나 오후 2시께부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2016년 12월 7일 이후 약 22개월 만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이날 개인은 4872억원, 외국인은 160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635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이번 달 들어서만 13.48% 급락했다. 코스닥도 19.36%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주가 하락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국내 기업의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이날 3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24.3%와 36.0%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각각 2만3500원(12.81%)과 1만700원(14.74%) 내린 16만원과 6만1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25일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0% 급감했다는 소식에 장중 주가가 12.39% 떨어지기도 했다.
중국 증시 약세가 코스피의 낙폭 확대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8% 떨어진 2542.10을 기록했다. 주류업체인 귀주모태주가 실적 부진을 발표하며 관련주가 하한가를 보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원 연구위원은 “중국 상하이 지수가 하락하자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동시에 떨어졌다”며 “중국 주요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외환위기 급의 경제위기가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식과 부동산투자에서 큰 낭패를 본 이들이 많아서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은?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나타날 정도로 국내 경제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당분간 실물 경기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주력산업 위기 등 실물경기 악화를 초래할 대내외 악재가 쌓여있어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증시폭락이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급락이 실물경기 악화를 의미하는 만큼 부동산 매수세도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서울 집값도 예외 없이 급락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이유로 주가가 떨어졌다면 부동산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연구위원은 “증시를 비롯해 올 들어 고용·투자·소비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만 호황을 보일 순 없다”며 “경기가 나쁘더라도 저금리가 지속되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일 수 있겠지만 향후 금리 인상이 필연적이어서 부동산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외환위기 때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아직 주가 낙폭도 경제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2008년 10월 금융위기(-23.13%)와 1997년 10월 외환위기(-27.25%) 때 코스피는 20% 넘게 떨어졌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때 거제, 울산 등 지방 부동산 시장이 오른 것을 보면 지역별 수급 여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자산 구성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까닭에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진 않을 것”이라며 “양도세가 높아 주택 매물이 나오기 힘든 구조여서 가격 조정이 온다고 해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욱 연구위원은 “내년 1월 공시가격이 새로 나오면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에 매물을 내놓으며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내년 상반기 매수를 고려하고 투자자는 당분간 주택 수를 늘리지 말고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코스피 22개월 만에 2000 붕괴
국내 증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로 마감했다. 장 초반 2030선까지 회복했으나 오후 2시께부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2016년 12월 7일 이후 약 22개월 만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이날 개인은 4872억원, 외국인은 160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635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이번 달 들어서만 13.48% 급락했다. 코스닥도 19.36%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주가 하락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국내 기업의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이날 3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24.3%와 36.0%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각각 2만3500원(12.81%)과 1만700원(14.74%) 내린 16만원과 6만1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25일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0% 급감했다는 소식에 장중 주가가 12.39% 떨어지기도 했다.
중국 증시 약세가 코스피의 낙폭 확대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8% 떨어진 2542.10을 기록했다. 주류업체인 귀주모태주가 실적 부진을 발표하며 관련주가 하한가를 보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원 연구위원은 “중국 상하이 지수가 하락하자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동시에 떨어졌다”며 “중국 주요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외환위기 급의 경제위기가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식과 부동산투자에서 큰 낭패를 본 이들이 많아서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은?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나타날 정도로 국내 경제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당분간 실물 경기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주력산업 위기 등 실물경기 악화를 초래할 대내외 악재가 쌓여있어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증시폭락이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급락이 실물경기 악화를 의미하는 만큼 부동산 매수세도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서울 집값도 예외 없이 급락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이유로 주가가 떨어졌다면 부동산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연구위원은 “증시를 비롯해 올 들어 고용·투자·소비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만 호황을 보일 순 없다”며 “경기가 나쁘더라도 저금리가 지속되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일 수 있겠지만 향후 금리 인상이 필연적이어서 부동산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외환위기 때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아직 주가 낙폭도 경제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2008년 10월 금융위기(-23.13%)와 1997년 10월 외환위기(-27.25%) 때 코스피는 20% 넘게 떨어졌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때 거제, 울산 등 지방 부동산 시장이 오른 것을 보면 지역별 수급 여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자산 구성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까닭에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진 않을 것”이라며 “양도세가 높아 주택 매물이 나오기 힘든 구조여서 가격 조정이 온다고 해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욱 연구위원은 “내년 1월 공시가격이 새로 나오면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에 매물을 내놓으며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내년 상반기 매수를 고려하고 투자자는 당분간 주택 수를 늘리지 말고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