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투약가능 남아공 대마초 18㎏ 밀반입 외국인 적발

10년새 최대 규모…개인소지 합법화된 남아공 대마 밀수 재등장에 긴장

최근 대마초 소지 합법 판결이 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대마초 18㎏을 가방에 숨겨 부산 김해공항으로 밀반입하려던 외국인 여성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적발은 최근 10년 새 김해공항으로 반입된 마약류 사건 중 최대 규모로, 2009년 이후 뜸했던 남아공 대마초 밀수가 재등장해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부산지검 강력부(류국량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아공 국적 백인 여성 A(57)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남아공에서 출발해 홍콩을 경유, 김해공항에 도착한 항공기에 탑승한 A씨는 수화물로 부친 여행용 가방에 시가 18억원 상당의 대마초 18.28㎏을 몰래 숨겨 들어 오려다가 세관 검사에서 적발됐다.

압축비닐 15개에 나눠 담긴 대마초는 다시 옷으로 감싸 언뜻 구분이 쉽지 않았지만 엑스레이 검사를 하는 세관 직원에 걸렸다.

이번에 압수된 대마초 18㎏은 지난해 검찰이 압수한 대마 압수량인 40㎏의 약 45%에 해당하며, 약 3만 명이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그동안 대규모 마약 밀수는 주로 인천공항에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김해공항을 통한 밀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남아공 루트를 통한 대마 밀수는 2008∼2009년 인천공항에서 네 차례 적발된 이후 10년 만에 재등장했다.

검찰은 남아공발 대마초 밀반입에 대해 현지 사정과 관련된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대마초의 개인적인 소지나 사용은 합법이라는 판결과 함께 의회에 판결을 반영한 새로운 법 초안을 24개월 안에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동안 남아공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거나 소지·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징역형·벌금형 등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판결로 남아공에서 대마초 재배와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세관과의 마약 공조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A씨가 반입한 대마초를 넘기려 한 국내 총책을 뒤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