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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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부터 은행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가계대출 관리지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의 핵심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70%를 초과하면 ‘위험대출’로 간주해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소득과 기존 대출 규모에 따라 일부 차주는 대출 한도가 수억 원가량 줄어들 수도 있다. 대출 수요자들이 궁금해하는 주요 항목을 모아봤다.

▶DSR과 DTI의 차이점은.

“DSR은 연간 소득에서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전 금융권의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주담대 원리금만 부채로 산정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DSR은 모든 가계대출에 적용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高)DSR이란 무엇인가.

“은행들은 지난 3월부터 시범적으로 DSR이 100%를 넘는 대출을 ‘고DSR’로 분류해 심사를 깐깐하게 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DSR이 70%를 넘으면 위험대출, 90%를 넘으면 고위험대출로 규정했다. 은행들은 위험대출과 고위험대출을 일정 비율 넘게 취급해선 안 된다.”

▶고DSR로 분류되는 DSR 70%는 무슨 의미인가.

“DSR 계산식에서 분모는 연간 소득이며 분자는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다. 예를 들어 연 소득이 1000만원이면연간 갚아야 할 모든 대출 원리금이 700만원을 넘는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은행들은 위험대출로 판단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 물론 DSR이 70%를 넘는다고 모든 대출이 다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은 DSR이 70%를 넘는 대출을 전체 대출 총량의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면 된다.”

▶DSR 계산 때 소득은 어떻게 산정하나.

“은행들은 차주가 소득 증명을 위해 제출하는 증빙·인정·신고소득을 확인해 소득을 산출한다. 증빙소득은 근로·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연금증서 등을 구비한 경우다. 증빙소득이 있을 때는 해당 소득을 100% 인정받는다. 인정소득은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납부내역과 같은 공공기관 발급자료를 활용하는 경우다. 최대 5000만원 안에서 소득의 95%만 반영해준다. 신고소득은 대출신청자가 제출한 이자, 배당금, 임대료, 카드사용액 등을 바탕으로 소득을 인정해주는 경우다. 최대 5000만원 안에서 소득의 90%까지만 반영한다.”

▶부채는 어떻게 정하나.

“전 금융권에서 받은 모든 대출 원리금을 산정한다. 지난달 31일부터는 전세보증금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유가증권담보대출의 원리금이 새로 부채에 포함됐다. 전세보증금대출은 4년간 분할상환으로, 예·적금담보대출과 유가증권담보대출은 8년 분할상환하는 것으로 원금을 계산한다.”

▶마이너스통장의 원리금 산정 방식은.

“대출 원리금을 계산할 때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비주택담보대출은 원금을 10년으로 나눠 계산한다. 예를 들어 3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면 10년으로 나눈 300만원이 연간 원금이 된다. 전세자금대출은 원금은 빼고 이자만 포함한다. 중도금·이주비 대출은 대출총액을 25년으로 나눠 원금을 계산한다.”

▶DSR에서 제외되는 부채도 있나.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사잇돌대출, 징검다리론 및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에 더해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협약대출이나 국가유공자 대상 저금리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서민금융상품으로 대출받은 저소득자가 추가로 일반 가계대출을 신청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앞서 대출받은 서민금융상품이나 소액 대출도 원리금 상환액이 DSR 부채에 포함된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도 영향이 있나.

“지금까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들은 연봉에 상관없이 고액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특정 기업과 은행 간 협약을 맺은 경우에도 해당 기업 직원들은 소득에 관계없이 ‘직장협약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전문직 신용대출이나 직장협약대출처럼 소득을 보지 않는 대출(소득미징구대출)은 일률적으로 300%의 고DSR 비율이 적용된다. 은행들이 DSR 평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전문직 신용대출이나 직장협약대출 취급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연간 갚아야 할 빚이 소득의 70% 넘으면 대출 어려워져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