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최근 한국기원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한국기원은 1일 “유창혁 사무총장이 프로기사회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총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기사회는 임시 총회를 열고 최근 바둑계 미투 운동과 IT(정보기술) 사업 혼선 등으로 불거진 책임을 묻는 의미로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와 유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한국기원은 성폭행 관련 조사를 벌인뒤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표현을 써 기사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유 사무총장은 한국기원 인트라넷인 프로기사 게시판에 사퇴 사유를 설명하며 “기사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총재께서 수락하시면 사무총장에서 바로 물러나려고 한다”며 “지인들의 권유로 2년 전 사무총장직을 수락한 것은 한국기원과 바둑계를 개혁하고자 하는 굳은 각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밖에서는 독선과 소통 부족으로 비쳤던 것 같다.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고 적었다.

유 사무총장은 1984년 입단해 국내대회 18회, 세계대회 6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 세계 대회에서 모두 우승(1993·1999년 후지쓰배, 1996년 응씨배, 2000년 삼성화재배, 2001년 춘란배, 2002년 LG배)하는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그는 사무총장직을 몇달 간 고사하다 2016년 11월1일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