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아빠로서 치료받을 수 있는 아이들이 돈 때문에 걱정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왼쪽부터)과 프로골퍼 박상현, 오연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장이 기부금 전달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왼쪽부터)과 프로골퍼 박상현, 오연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장이 기부금 전달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올시즌 생애 첫 상금왕을 확정한 박상현 선수(35·동아제약)가 선택한 ‘세리머니’는 기부였다. 1일 서울 성북구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나음소아암센터 3층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치료 후원금 전달식’에서 박 선수는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선뜻 내놨다. 박 선수의 후원사인 동아제약도 기부에 동참하면서 똑같이 1억원을 쾌척했다. 총 2억원의 후원금이 재단으로 전달됐다.

박 선수는 “기부는 필드 위에서 내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를 준다”며 “동갑내기 아내도 내게 ‘1억원을 기부하면 10억원, 100억원을 더 벌 수 있는 자신감을 줄 것’이라며 흔쾌히 기부에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동아제약 관계자는 “선수가 기부한다는데 후원사인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기부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박 선수는 그동안 우승상금의 일부를 떼어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이번 1억원 기부 결심은 지난해 신장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장모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투석을 위해 통원하던 장모와 함께 병원을 자주 찾았을 때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신장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어린이재단을 택한 이유다. 그는 “아이들을 보면서 항상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상금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기부까지 하게 돼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