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아이 구하느라 까맣게 타버린 헬멧에 감명"
안유수 에이스경암 이사장(에이스침대 회장·88·사진)이 1일 “소방관 처우 개선에 힘써 달라”며 소방청에 3억원을 기탁했다. 2010년부터 소방관의 사기 진작을 위해 안 이사장이 기탁한 금액은 15억원에 이른다.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은 이날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소방청에 3억원을 기탁했다고 발표했다. 에이스경암은 안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발족한 재단이다.

안 이사장이 이번에 소방관들을 위해 큰 돈을 쾌척한 것은 지난달 28일 강원 홍천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대한 사건 기사를 접하고 나서다. 화재가 발생한 홍천군 홍천읍의 한 빌라 4층에는 아이가 남겨져 있었다. 홍천소방서 진압 대원과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화염과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구출에 성공했다. 아이 구조 과정에서 화재 진압과 구조대원 엄호를 맡았던 박동천 소방장은 안전 장구를 착용했음에도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착용했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려 새까매졌다.

안 이사장은 “기사를 통해 1000도 안팎의 화마 속에서 3살 아이를 구조해 낸 소방대원의 까맣게 타버린 소방 헬멧을 보게 됐다”며 “헬멧이 녹아 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 소방관의 사명감에 감명받아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이사장의 ‘소방관 격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상 소방관 치료비와 사기 진작 격려금, 순직 소방관 자녀 장학금 지원을 위해 2010년과 2014년, 2016년, 지난해에도 3억원씩 총 12억원을 기탁했다.

안 이사장의 나눔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경기 이천시에서 15년째 에이스경로회관을 운영하고 있다. 대지 726㎡에 15억원을 들여 설립한 에이스경로회관(연면적 3830㎡)은 불우한 노인들에게 매일 무료 점심을 제공한다. 하루 200여 명씩 지금까지 약 65만 명의 노인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해 왔다. 2층에는 노인들의 여가 생활을 위해 컴퓨터실, 대형 TV, 노래방 등이 갖춰져 있다. 이천 지역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1999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는 소외계층 지원 활동도 귀감이 되고 있다. 안 이사장은 경기 성남과 이천 등지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에 설과 추석 명절마다 백미를 기부해 오고 있다.

안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이유에 대해 “1963년 창립 이후 에이스침대가 받은 많은 사랑을 돌려줄 차례”라며 “국내 1위 침대 회사로 성장한 에이스침대가 국민과 사회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살피며 나눔 철학을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