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용 인터넷프로토콜(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고 불법 촬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엿본 카메라만 4912대, 녹화 영상은 2만7328개에 달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반려동물 사이트 등을 통해 가정집 IP 카메라에 무단 접속한 뒤 불법 촬영한 혐의(침해행위 금지 등)로 피의자 10명을 불구속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피의자 황모씨(45) 등은 2014년 6월5일부터 올 10월 사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중국산 해킹 프로그램을 입수해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 카메라 총 47만5164대(국내 5만9062대, 해외 41만6102대)의 접속정보를 알아냈다. 그중 4912대의 IP 카메라에 원격 접속한 뒤 3만9706회에 걸쳐 피해 여성들의 나체와 성관계 장면 등을 녹화했다.

IP 카메라의 ‘줌’ 기능이나 ‘각도’ 조절 기능으로 피해자가 잘 보이도록 화면을 조작했다. 이들이 컴퓨터에 보관해온 영상 용량만 1.4TB(테라바이트)에 달했다. 5000명 가까이 되는 피해자는 모두 여성으로 이들은 아직 자신의 IP 카메라가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