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진입 첫 캐러밴, 휴식하며 교통편 요청…2차 캐러밴 뒤따라 북상
트럼프 압박에도 또 생긴 '4차 캐러밴'…2000명 엘살바도르 출발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31일(현지시간)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4차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러밴을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삼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자 평소 미국 이민을 생각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 앞다퉈 길을 나서는 형국이다.

약 2천 명의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두 무리로 나눠 이날 새벽과 아침에 연달아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했다고 로이터ㆍ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일부 시민은 엘살바도르 국기를 흔들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캐러밴을 응원했다.

일부는 "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란다"고 외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300명으로 조직된 3차 캐러밴이 산살바도르에서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했다.

이들은 현재 과테말라에서 북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캐러밴 입국을 막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5천200명의 현역 군인을 남부 국경으로 파견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러밴이 조직된 중미 국가에 대한 원조 중단방침을 재차 강조하며 국경에 최대 군인 1만5천 명이 배치될 수도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한 캐러밴에 참여한 호세 마차도는 "(미국이 국경에 군대를 배치한 것이) 조금 무섭지만, 우리가 봤듯이 사람들이 같이 간다면 서로 도와 (국경을) 건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압박에도 또 생긴 '4차 캐러밴'…2000명 엘살바도르 출발
지난 10월 중순께 온두라스에서 출발해 멕시코에 진입한 첫 캐러밴은 이날 남부 오악사카 주 후치탄에서 멕시코 정부에 멕시코시티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교통편 제공을 요청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들은 멕시코에 입국한 후 410㎞를 북진했지만, 강행군 탓에 당분간 도보로 이동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멕시코시티로 이동한다면 연방의원 등과 면담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 속에 캐러밴 북상을 저지하려고 강온 전략을 고수해온 멕시코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방정부와 달리 자치정부와 상당수 멕시코 국민은 동병상련을 느끼며 캐러밴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교통수단 제공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한때 약 7천300명으로 불어났던 첫 캐러밴은 현재 4천 명 안팎으로 규모가 줄었다.

엘살바도르인 중심으로 결성된 1천여 명의 2차 캐러밴은 남부 치아파스 주 타파출라에서 밤을 보낸 뒤 첫 캐러밴의 이동 경로를 뒤따라 북상을 재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