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줄다리기 속 제재에 적대감…"나라사정 어렵지만 멈춤없이 창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 사업인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또다시 방문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관광지구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의 복리 증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 보려고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시련 속에서 자기의 힘을 백배로 비축한 우리 국가가 어떻게 우리의 힘과 기술, 우리의 손으로 강대한 나라를 꾸려 나가는가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뚜렷이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 사정이 의연 어렵고 긴장하다"면서도 "천만군민의 절대불변의 의지와 단결된 힘이 있기에 이 땅 위에는 비단 해안관광지구뿐만이 아니라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많은 기념비적 창조물들, 인민의 소유물들과 새로운 행복이 멈춤 없이 일떠서고 창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이 어렵고 긴장한 오늘과 같은 시기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과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적대세력들에게 들씌우는 명중포화"라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식 발전속도'를 과시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관광지구 거리 조성 방향, 당·국가기관이 들어설 고층 종합청사 건설, 오락시설 추가 배치, 갈마역 개건을 비롯한 교통수단 확보 등을 일일이 지적하며 공사 상황을 챙기기도 했다.

이번 원산 시찰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김용수 당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찾아 이 사업이 '강도적인 제재 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보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미가 다음주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제재 완화 문제 등을 놓고 물밑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고위급회담을 한다면 미국의 상응조치로서 제재 완화를 강력히 제기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19일 가량 공개활동을 하지 않다가 '잠행'을 깨고 양강도 삼지연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등 국가적으로 집중하는 건설 현장을 잇따라 시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 건설 현장도 방문해 설계를 빨리 완성하고 연말까지 건물 기초공사를 끝낼 것을 지시했다.

그는 "낡아빠진 휴양소, 요양소들을 붙안고(부둥켜안고) 그 수준이 얼마나 뒤떨어지고 한심한지조차 모르고 전혀 전혀 옴짝도 하지 않고 동면하고 있는 보건성을 비롯한 성, 중앙기관들에서 어떻게 세계적 수준의 관광휴양 및 요양기지 꾸리기와 관련한 기술과제서를 내놓겠는가"라며 관련된 내각 산하기관들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노동당 해당 부서와 국무위원회가 전적으로 사업을 맡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곳에서도 "인민들의 문화정서 생활을 위한 적지 않은 대상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조건이 특별히 좋고 여유가 있고 풍족하여서가 아니다"라며 "만난을 무릅쓰고 일떠세우는 하나하나의 창조물"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나라 사정이 어렵다', '풍족하지 않다' 등의 언급을 한 것은 제재 상황 등에 대한 현실인식을 비교적 솔직히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